걸프지역 국가 최초로 이스라엘과 수교 때부터 독자 행보 뚜렷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OPEC+' 국가들의 감산 규모 유지 합의 여부가 갑자기 불투명해진 원인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독자행보 개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UAE가 중동 지역내 친서방 동맹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별개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OPEC+의 감산 연장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로이터의 2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UAE의 이 같은 독립행보는 걸프지역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맺을 때부터 나타났다.

술탄 알 자베르 UAE 국무장관 겸 아부다비 국영석유기업(ADNOC) 회장. /사진=뉴시스.
술탄 알 자베르 UAE 국무장관 겸 아부다비 국영석유기업(ADNOC) 회장. /사진=뉴시스.

로이터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OPEC+ 장관회담에서 UAE에 대해 크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초 산유국들은 현재의 일평균 770만 배럴 감산 규모를 내년 1월부터 줄인다는 올해 합의를 수정해 현재의 감산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합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런 제안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UAE가 찬성은 하되 단서를 달았다. 그동안 감산 합의를 어기고 초과 생산한 국가들이 합의를 어긴 만큼 생산을 줄일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이라크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의 지난 5월 이후 초과 생산규모는 일평균 53만 배럴, 이라크는 61만 배럴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장관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는 실망 끝에 장관급 관찰위원회(JMMC) 공동위원장을 물러나겠다고 밝혔고, 새 공동위원장 제의를 받은 UAE는 이를 사절했다고 한 관계자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회원국들의 이견이 커진 끝에 OPEC+ 장관회담은 예정됐던 1일에 열리지 못하고 3일로 연기됐다.

로이터는 OPEC+가 국제유가 상승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배럴당 50달러 이내에 그치도록 해야 하는 까다로운 상황에 처했다고 전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가면 미국의 셰일 생산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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