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주요기업 223개, 채무불이행 빠져...중국 심각
에너지-소비재-소매업종 기업들 채무불이행 집중돼
디지털화 가속 등으로...이들 업종 회복 쉽지 않을 듯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채무 변제나 이자지불을 할 수 없는 기업이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금융정보서비스 회사인 'S&P글로벌'이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데이터에 의하면, 올해 회사채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진 기업은 최근까지 223개사로 전년 대비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의 채무 불이행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43개사, 유럽은 2.8배인 42개사, 신흥국은 30% 증가한 28개사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전체 기업 수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200개사를 넘어섰다. 회사채가 채무 불이행에 빠질 확률을 나타내는 디폴트율도 5%를 넘어 10년 만에 최 고수준이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JC페니(J.C. Penney) 매장이 문 닫은 모습.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JC페니(J.C. Penney) 매장이 문 닫은 모습.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금리가 역사적인 저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채무불이행이 늘고 있는 것은 과다채무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이들 기업에 대한 우려 속에 회사채 수익률이 상승하게 되면서 부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중국 산서성 산하 국유기업, 산서국제전력집단(山西国際電力集団)의 경우, 발행을 예정한 사채 35억 위안(약 5840억 원)에 대해, 5억 위안 밖에 조달을 못했다. 지난 11 월초 정부계열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그룹(紫光集団)의 자금융통도 어려움이 드러나면서, 신용 불안이 국유기업에 파급됐다. 11월 이후 중국에서 발행을 연기하거나 중단한 회사채 총액은 2000억 위안(약 33조400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회사채 금리 부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등급이 트리플A 격인 중국 기업이 11월 이후 발행한 1년채 표면 이율은 평균 4.07%다. 9~10월(3.74%), 7~8월(3.47%) 등 시간이 갈수록 상승하는 추세다. 더블A 등급의 평균금리는 11월 이후 5.32%로 7~8월보다 0.87%포인트 높아 신용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일수록 상승폭이 크다.

세계적으로 보면, 사채 시장의 변화 움직임은 아직 중국 등 일부에 머물러, 대체로 안정되어 있다. 국채에 대한 사채 이율의 추가폭(스프레드)은 코로나19 감염 초기인 3~4월에 4%로 상승했지만, 최근에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같은 1.6%로 저하됐다. 올해 세계 회사채 발행액도 이미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각국이 3월 이후에 도입한 대규모 완화 및 재정정책에 의해, 금리 상승이 억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그럼에도 회사채 채무불이행은 계속 늘고 있다.

채무불이행은 특정 업종에 집중돼 있다. 미국에서는 오래된 백화점인 JC페니가 파산했다. 영국에서도 지난 11월 의류 및 유통회사인 아르카디아그룹(Arcadia Group)이 부도를 내면서 거래처였던 240년 된 전통 백화점인 데벤함스(Debenhams)가 파탄으로 이어졌다. 채무 불이행 223개사 가운데, 에너지나 소비재, 소매 등 4개 업종이 전체 60%를 차지했다.

코로나19가 수습되더라도 이들 업종은 회복이 더딜 것이란 견해가 많다. 미국 자산운용회사(티로우프라이스)의 한 담당자는 "코로나19로 가속된 디지털화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소매나 에너지 분야는 곤경이 계속 될 것"이라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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