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은행 행장 "우리가 감히 어떻게 구글, 애플과 경쟁하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러시아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는 러시아 최대 은행으로 기업규모로는 4위다.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스베르방크보다 큰 기업은 가즈프롬, 루크오일, 로스네프트다. 이들은 모두 에너지기업들이다. 산유국인 러시아의 에너지기업을 제외하면 최대 기업은 스베르방크다.

세계은행의 2017년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1위로 한국보다 한 단계 앞선다. 이런 경제대국의 최대기업이라면 국제적 경쟁에 나설 법도 하다. 하지만 스베르방크는 현재로선 전혀 그런 포부를 갖고 있지 않다.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회장. /사진=스베르방크 홈페이지 캡처.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회장. /사진=스베르방크 홈페이지 캡처.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회장은 29일(러시아시간) 러시아 관영언론 타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국제적 야심은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구글이나 애플하고 경쟁할 생각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러시아에 이들과 맞설 만한 기업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베르방크의 세계 은행순위는 60위권 정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그레프 회장은 "스베르는 분명한 지역기업이다. 러시아 내 모든 경제주체들은 우리의 직접적인 경쟁자들"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제재를 받고 있어서 러시아 기업들이 국제경쟁에 나서기 힘든 지정학적 상황을 맞고 있다.

에너지기업들이 기업순위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 경제가 석유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올해 국제유가가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로 석유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 겹친 가운데 루블화가치는 올 들어 현재까지 18.67% 절하됐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