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재료와 저렴한 가격' 기본원칙 지켜야 롱런

 서울에는 갈비탕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없다. 하누소 때문이다. 소금 한 톨까지도 직접 품질을 확인한다는 장세은 회장이 진두지휘 하는 하누소에는 타 업체들이 쉽게 따라하기 힘든 갈비탕이 있다. 커다란 뚝배기에 ‘진짜 갈빗대’를 꽉 채워 넣고도 1만원에 제공되는 왕갈비탕이다. 

최근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100% 한우 갈비탕을 1만 5천원에 내놨다. 맛과 품질, 가격까지 잡아낸 하누소 갈비탕 때문에 그나마 있는 갈비탕 프랜차이즈도 서울에 진출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누소는 1998년 설립된 이후 갈비탕으로 유명세를 얻어왔다.

▲하누소 갈비탕
하누소가 갈비탕 강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꾸준히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간단한 이유지만 실제로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외식업주들은 원가절감, 물가상승, 유행 등 수많은 이유로 고민에 빠지고 이에 휘둘린다. 그래서 외식시장에서 5년 이상을 버티기란 어려운 일이다. 2011년 신규 자영업자 중 2013년 내에 폐업한 사람만 8명 이상이었다. 쉽게 만들어지고 쉽게 사라지는 게 외식업장이다.

반면 하누소처럼 10년 이상 롱런한 외식업체들은 원칙을 굳건히 지킨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원가 절감, 인건비 절감 등 당장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택하는 대신 ‘좋은 음식을 꾸준히 만든다’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건강한 사람이 장수하는 것처럼, 건강한 음식으로 사람을 만든 외식업장이 오랜 기간 살아남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1년 감자탕 전문 브랜드로 시작을 알린 이바돔감자탕은 남도묵은지, 무공해 산야초 나물곤드레 등  ‘로컬푸드’로 원산지와 원재료에 대한 불신을 없앴다.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매일 천연야채와 등뼈를 매장에서 2시간 이상 직접 고아 육수를 만든다. 인공화학조미료 사용을 자제하는 기본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난해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진행하는 나트륨 저감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대표 메뉴의 나트륨 함량을 기존보다 최소 4%에서 최대 24%까지 줄여 제공한다.

카페띠아모는 2003년 당시 국내 최초로 ‘젤라또’를 도입한 카페 브랜드로 출범했다. 신선한 과일과 우유 등을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젤라또를 만든다는 방침은 카페띠아모 핵심 운영 전략이다. 냉동보관 및 배송 과정을 거치지 않아 유통 중 변질의 우려가 없고 신선한 정통 젤라또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정을 받는다. 덕분에 카페띠아모의 젤라또는 유지방 비율과 공기 함유량이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현저히 낮다. 미국 타임지에서 ‘슈퍼푸드’로 선정한 아사이베리, 아세로라와 요거트를 결합한 신메뉴를 내놓는 등 또 다른 건강 메뉴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항간에는 ‘강한 놈이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오래 사는 놈이 강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외식업에서만큼은 강한 놈이 오래 사는 것이 맞다. ‘강함’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과 고집이다. 올바른 것을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정신과 고집으로 무장해야 고객들에게 진가를 인정받고, 오래 살아남는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이런 저런 편법으로 외식업장을 꾸리는 곳은 5년 이상, 10년 이상을 버티지 못한다.

현재 10년 이상 롱런하며 사랑 받는 브랜드가 그것을 증명한다. 나무는 금방 자라지 않지만, 꾸준히 나무를 가꾸면 숲을 만들 수 있다. 한 그루의 나무는 금세 잘릴 수 있지만 나무가 모인 숲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숲을 가꾼다는 마음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는 외식업장은 오래도록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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