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생산지 서리 피해 심각...코로나 · 미국 관세 파동 등 곳곳 '암초'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프랑스 전역에서 이달 초순 이상 계절로 서리가 내리면서 포도밭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여파와 미국 관세 파동으로 곤혹스런 프랑스 와인업계에 또 다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유럽 와인업계 단체에 따르면 포도밭 서리 피해는 프랑스 와인 생산지 80%에 이르고 지역에 따라 산출량이 25~5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제시했다.

프랑스 남부 론 지방의 와인 생산지 코르나스의 한 대표는 "이번 피해는 론 계곡, 보르도, 부르고뉴, 샹파뉴, 프로방스, 루아르 계곡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지역에 따라 포도가 엄청나게 적어질 것이라고 그는 예상하면서, 코르나스 지방의 서리 피해는 50여년 만에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밭에 난로 등 불을 지펴 기온 저하를 막으려 했지만 대부분 막 발아한 포도를 지키지 못했다. 보르도 와인단체 홍보담당자는 "수확량 상당 부분이 상실됐다"면서 "아직 비율을 추정하는 것은 시기상조지만, 결국 피해를 당한 와인 생산자에게는 비극"이라고 침체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 동부 강변. /사진=AP, 뉴시스.
프랑스 동부 강변. /사진=AP, 뉴시스.

농업단체는 지난주, 비트와 유채씨 등 작물도 서리 피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장 카스텍스 총리는 "날씨로 인해 농작물이 이처럼 피해를 본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으며, 정부 대변인은 최근 "지역에 따라서 특정 작물의 경우, 연간 생산량 거의 전부가 없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프랑스 농업식량부는 농가 지원책을 내놓았고 정부는 지난 12일 금융기관 및 농업단체 긴급회의를 소집해 추가 지원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프랑스 와인 생산자들은 코로나19 대책인 도시 봉쇄에 따른 수출 부진과 관광업 붕괴, EU 항공기 제작회사인 에어버스와 경쟁사 보잉에 대한 보조금 출연을 둘러싼 EU(유럽연합)와 미국의 다툼에 얽힌 미국 관세 여파로 가뜩이나 곤경에 빠져 있는 상태다.

프랑스 와인 및 주류 수출 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프랑스 와인과 주류 수출은 약 14% 감소한 121억 유로(145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에 대한 판매는 18%나 감소했다.

서리 피해가 유난히 컸던 것은 이례적인 따뜻함에 이어 한파가 도래한 데 따른 것이다. 기온이 오르면서 포도는 평소보다 성장이 빨라져 한파 영향을 받기 쉬워졌다.

CNN 기상전문가들에 따르면 프랑스는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까지 기록적인 따뜻함이 이어진 뒤 지난 4일 부활절 주말 동안 유럽을 휩쓴 한기 영향으로 급격히 추워졌다. 샹파뉴 지방 기온은 26도 가까이로 오른 뒤 1주일도 안 돼 영하 6도 안팎으로 떨어졌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식물 생육이 빨라지는 현상은 프랑스 외에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농작물이 한기로 인한 피해를 보기 쉬워지고 있다.

와인 생산자 한 대표는 포도 수확 시기에 대해 "요즘은 9월 첫째 주에 수확하고 있지만 20년 전에는 보통 9월 마지막 주였다"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