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마니아가 즐기던 아이템이 인기 상품으로 부각되는 사례 많아

▲퀸비캔들
금고에 숨겨져 있던 보물이 시장으로 나와 인기 상품이 됐다. 소수의 마니아가 즐겨 찾던 아이템이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다양한 제품 브랜드와 편집숍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천연 향초’를 예로 들 수 있다. 국내에서 향초는 일부 자연주의자들이 종종 찾는 상품 중 하나일 뿐이었다. 간혹 대중적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향초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원료 대신 ‘향’을 강조한 제품으로 팬시 상품처럼 취급되는 정도였다.

그러던중 면세점 등지에서 일부 고객층에게 인기를 모으던 양키캔들이 2011년 여름 시즌 청담동에 최초의 매장을 내면서부터 캔들 시장에 불을 붙였다. 이후 양키캔들을 비롯한 해외 캔들 브랜드가 매거진에 소개되고 유명 연예인이 사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등 천연 캔들은 한바탕 유명세를 치렀다.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인기를 바탕으로 캔들나무, 캔들웍스, 캔들테라피 등 다양한 편집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 등장한 퀸비캔들은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편집 브랜드다. 퀸비캔들은 석유계 추출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100% 비즈왁스를 사용해 만든 150년 전통의 루트캔들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다. 천연 미네랄 안료를 사용한 레이어스 캔들과 마사지가 가능한 스캔들 캔들까지 갖추고 이를 활용한 마사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외식 시장으로 넘어오면 고르곤졸라 피자와 사케, 크래프트 비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고르곤졸라는 이탈리아산 블루 치즈의 한 종류로 특유의 쿰쿰한 맛과 향을 지닌 치즈다. 치즈 자체의 맛과 향을 즐기는 치즈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던 이 치즈는 모짜렐라 치즈와 꿀을 만나 대중 인기 재료로 변신했다. 고르곤졸라 피자는 일부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매드포갈릭에서 첫 선을 보였지만, 이제는 ‘니뽕내뽕’ 등 피자 전문점이 아닌 곳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메뉴가 됐다. 

사케도 마찬가지다. 고급 일식집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사케는 프랜차이즈 이자카야가 유행을 타면서 보다 보다 다양한 층이 즐겨 찾는 술이 됐다. 청담이상의 경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우며 시장에 등장했다. 또한 마니아들이 즐기는 것에서 부터 ‘사케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는 것까지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갖춰 국내 사케 판매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처럼 독특한 것은 늘 대중을 유혹하기 마련이다. 또한 특정 제품 군의 마니아는 창업 시장에서 곧 충성고객으로 치환된다. 확고한 수요층을 지속하면서 그 영역을 조금씩 넓힌다면 이는 곧 유행이 된다. 

물론 모든 마니아 아이템이 대중화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어떤 이들에게는 꾸준한 매혹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와 경쟁력의 힌트를 제공하는 단서로 작용한다. 균열은 아주 작은 틈새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블루 오션’의 물꼬도 작은 웅덩이에서부터 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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