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영향., 미국에서만 작년 한해 1500점포 줄어
핀테크 강화 속...각국 은행들 비즈니스 모델 재구축 서둘러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세계적으로 은행 점포망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2020년 한 해동안 약 1500개점, 이탈리아에서는 약 800개점이 감소했다. 일본도 향후 몇 년 내에 10% 정도에 해당하는 1000개 점포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금융 서비스는 디지털로 급속히 이행되면서, 은행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음 반영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점포를 가지지 않는 신흥 핀테크의 대두도 영향을 주고 있다.

IMF가 상업은행을 대상으로 작성한 데이터에 따르면 비교할 수 있는 100여 개국에서 지난 10년간 은행 점포 수는 5만 6000개(14%) 줄었다. 가장 점포수가 많은 미국에서는 7%, 이탈리아에서는 약 30% 줄었다. 구미나 한국 등 많은 나라에서 점포망을 축소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저렴한 요금으로 송금할 수 있는 핀테크가 대두되면서, 은행은 비즈니스 모델 재구축을 재촉당하고 있다. 미국 지방은행인 US뱅코프는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2800여 개였던 점포를 2400여 개로 줄였다. 지난 5월까지 80%의 이용자가 디지털 거래로 옮겼다. US뱅코프 앱에서는 송금 수속이나 청구서 지불 등 기본 기능 이외에 잔고 조회나 거래 이력을 음성으로 조회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미국 웰스파고가 작년 말 시점에서 5032개 점포로 전년 대비 300 점포 이상 줄였다. 모바일 서비스 이용자는 160만 명 늘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뱅크오브아메리카 지점. /사진=AP, 뉴시스.
미국 뉴욕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지점.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AP, 뉴시스.

일본은 10년 간 점포수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성인 10만 명당 점포 수는 약 34개로 10년 사이 점포 수를 줄인 미국의 30개나 프랑스 33개보다 많아졌다. 일본은 신용금고나 신용조합, JA뱅크 등도 금융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보다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캐시리스 선진국인 스웨덴의 은행 점포는 10만명 당 14개에 불과하다.

영국 조사회사 위아소셜에 의하면, 뱅킹 등 금융 앱의 사용률은 일본에서 21%로 세계 전체 35%에 비해 뒤처진다. 36%의 미국, 56%의 한국과 스웨덴 등 이용률이 높은 나라일수록 은행 점포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각 은행이 역전 등에 지점을 둔다. 편의점 ATM 등을 포함하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소는 사실상 거점이 중심이었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대출 수익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은행들의 지점 유지 비용은 무거워지고 있다. 일본 전국은행협회에 의하면, 전국 은행의 대출에 의한 이자수익은 지난 3월 약 6조 1000억 엔으로 10년 전 대비 17% 줄었다.

경비 삭감이 급선무로 점포 감축이 지금부터 진행되는 분위기다. 다이와종합연구소가 대형은행, 지방은행, 제2지방은행의 공시 자료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점포 삭감 예정 수치는 향후 수년간 약 1000개 점포에 이른다. 삭감 규모는 전 점포 10% 미만으로, 도쿄도에 있는 약 950개 점과 비슷한 지점이 없어지게 된다.

미츠비시 UFJ 파이낸셜그룹은 올 3월 시점에서 425개 점포가 있었지만, 2024년 3월에는 약 320개점으로 20% 이상 줄일 계획이다. 그중 절반을 자산운용의 상담 등 대면 서비스만이 가능한 기능으로 좁힌 점포나 소형 점포로 운영한다. 미츠비시 UFJ 은행에서는 내점객이 최근 5년간 반으로 줄면서, 송금 등 은행 수속은 인터넷 뱅킹 이용을 요구하고 있다. IT에 의한 업무 효율화와 함께 물리적인 공간도 필요 없게 되었다.

미츠이 스미토모 파이낸셜 그룹은 개인용으로 좁힌 점포를 21개점에서 250개로 늘린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도 올해 지점망을 20여 개 줄일 계획이다.

스마트폰 뱅킹등 금융 기능을 갖춘 앱 다운로드 수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인 센서타워에 의하면, 세계에서 작년 6월 말까지 누계 12억 회까지 상승했으며, 2019년 말에 비해 약 1.5억 회 증가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금융서비스 앱 다운로드 수에서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점유율은 75%로 해마다 줄고 있다. 2017년 시점에서는 99%였다. 늘고 있는 것은 '디지털 은행'이다. 실제 점포를 가지지 않는 만큼, 운영 코스트가 낮은 편이다. 대기업인 영국 레볼루트나 미국 바로머니의 경우 이미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넘는다. 최고 지역에 지점을 두고 고객을 끌어들이던 은행들의 전략은 전기를 맞고 있다.

반면 점포가 줄면 고령자 등이 금융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누구나가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포용적 금융'을 중시하고 있다. 현금 이탈이 급속히 진행된 스웨덴에서도 고령자 등을 배려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거주자로부터 일정한 거리 내에 금융기관이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점을 두도록 요구하는 법률을 시행했다. 이 때문에 점포의 감소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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