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조선 발주 증가에도 수요 급증...해상운임 급등세
세계 조선소 115개사 불과...2007년 대비 3분의 1로 감소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세계 해운 수송 수요의 급속한 변화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이 세계의 수송망에 부하를 주고 있는 가운데, 해운 대기업들이 컨테이너와 항만의 선박 정박 장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선박 자체의 부족이 업계의 새로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업계 경영진들은 신규 선박 발주가 급증하고 있지만 컨테이너선 수송 수요가 급증하는 점과 환경대책에 필요한 선단 정비 작업의 복잡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몇 년 동안 컨테이너선 수급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 대형 해운업체 짐(ZIM)의 자비에르 데스트리아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들이 2021년까지 신규 발주를 망설였던 점과 기존 선박들이 대부분 폐기처분 시기를 맞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선박 공급 부족이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이 매체에 지적했다. 그는 "선박의 공급이 핍박받고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3년, 4년, 혹은 5년에 걸친 이야기다"라고 피력했다.

세계 최대 선박중개회사인 영국 클락슨스의 앤디 케이스 최고경영자(CEO)도 비슷한 우려를 갖고 있다. 그는 "세계 조선소 수가 2007년 대비 3분의 1로 감소해 약 115개 사가 됐다"며 "선박 공급 과잉과는 거리가 먼 상태"라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 컨테이너선. /사진=AP, 뉴시스.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 컨테이너선. /사진=AP, 뉴시스.

물자 수요가 급증하고 작년 하반기 이후 해상화물 운임이 급등하면서 해운사들은 2020~2021년에 유례없는 이익을 냈다. 가동 중인 조선소에는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클락슨스 조사부문인 클락슨스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운사들이 발주한 선박은 총 20피트 컨테이너 320만 개 적재분에 해당한다. 연초대비 최근 시기까지 발주해 온 물량으로는 역대 최고치에 달한다.

하지만 세계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다. 신규 발주된 선박의 적재 능력은 기존 선단 능력의 20%에 해당한다. 

컨테이너선 화물운임은 현재의 과도한 수준보다는 낮아지더라도 컨테이너선 부족으로 고공행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10년, 업계는 반대의 상황에 힘들어했다. 선박 잉여로 채산성이 악화돼 한국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업계 재편이 진행됐다고 이 매체는 제시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컨테이너선의 과잉 발주를 우려하는 업계 관계자도 있다. 이들은 컨테이너 장치 부족과 인프라 병목 문제가 심각하다고 걱정한다. 올해 들어 중국 항구들이 일시 폐쇄되면서 세계 무역을 교란시켰다. 이처럼 수송능력에 여유가 없게 되면 공급망(supply-chain)은 돌발적인 사태에 큰 영향을 받기 쉽다.

업계가 신중한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 도입될 환경규제 아래 어떤 유형의 선박을 발주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 때문이다.

2023년부터 선박의 에너지 효율성 규제가 세계적으로 도입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선박이 신규 발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0월 이후 변하지 않았다.

LNG는 전통적인 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4분의 1로 적지만 실질적으로 25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고정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보호 운동가들은 암모니아나 수소 등 청정연료로 일시에 전환할 것을 해운업계에 요구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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