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떠오르는 정식부터 추억 자극하는 통닭까지 메뉴도 다양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 그게 바로 소울푸드다. 소울푸드는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마치 영혼을 감싸주는 것만 같은 음식이다. 소울푸드가 최근 외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소울푸드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매콤하고 꼬들한 라면, 윤기가 도는 쌀밥, 양푼에 담긴 새빨간 비빔밥, 기름 배인 누런 봉투 속 통닭,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 등등.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시대의 유행과 보편적 기호에 따라 대중의 소울푸드로 치환된다. 외식시장에서 ‘소울푸드’가 먹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얼마 전 서울 신사동에는 ‘쌀가게 by 홍신애’라는 이름의 밥집이 등장했다. 요리연구가 홍신애가 문을 연 이 가게는 당일 도정한 신선한 쌀과 제철 재료로 만든 밥상을 낸다. 메뉴는 매일 바뀌는 ‘쌀가게 정식’이 전부다. 버섯 현미차, 간장양념 어묵볶음, 직접 담근 깍두기, 채소쌈과 두부 쌈장 등 부담 없는 푸근한 메뉴들이 대부분이다. 서울 연희동의 봉쥬르 밥상, 서울 한남동의 파르크 등 ‘엄마의 레시피’로 밥을 지어 파는 식당들도 호평을 얻는다.

▲순두부찌개
아예 ‘뚝배기에 끓여내는 건강 찌개’를 테마로 한 곳도 인기다. ‘순두부와 청국장 그리고 찜’은 화학 조미료를 배제하고 천연 재료만 사용해 끓인 순두부 찌개와 청국장을 내놓는다. 순두부는 강원도에서 직접 공수해 오고 청국장은 모기업인 ‘효소원’의 발효 노하우를 사용해 직접 만든다. 주류 역시 100% 순 국산쌀을 사용한 곡주를 선보인다.

이들은 외식이 일상화된 요즘 시대에 건강한 ‘집밥’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간파한 곳이다.

닭을 토막내지 않고 모양을 살려 통째로 튀겨낸 ‘통닭’도 40대 이후 세대에게는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소울푸드로 여겨진다. 옛날 시장에서 가마솥에 넣어 튀겨내던 통닭을 그대로 이어온 곳은 오랜 세월 쌓아온 맛을 기반으로 탄탄한 고객층을 자랑한다.

‘오늘통닭’ 수유본점은 38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탓에 10년, 20년, 30년 차 단골이 수두룩하다. 가족 3대가 함께 방문하는 일도 잦다. 닭에 특제 파우더를 얇게 입히고 튀겨낸 오늘통닭표 통닭은 메뉴가 수십가지로 늘어난 지금도 여전한 베스트셀러 메뉴다. 옛날 방식을 살려 바삭한 식감과 육즙이 배인 촉촉한 속살이 특징이다.

이런 감성을 전면에 내세운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등장했다. 두마리 아빠통닭은 모든 메뉴에 ‘그 시절 퇴근하시던 아버지가 사오셨던 담백한 맛의 특별한 치킨’이라는 설명을 붙인다. 곡물파우더를 입혀 튀겨낸 ‘아빠통후라이드’와 간장양념 소스를 발라 짭짤한 맛을 더한 ‘아빠통닭’이 대표 메뉴다. 통닭은 외식 시장의 꾸준한 화두인 ‘재료 안전성’ 문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수입산 ‘조각 닭’을 쓸 수 없고 뼈와 살코기의 상태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품질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건강한 음식은 먹는 사람의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지금 유행하는 소울푸드의 관건은 바로 이런 점을 얼마나 잘 구현해내느냐에 달렸다. 과거로부터 이어온 소울푸드는 현재의 문제를 극복한 형태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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