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상반기 중 중국 사업 콘트롤타워 철수키로
中 언론 "사드 보이콧보다 中시장 변화 제대로 못 읽은 게 패인"
中 전문가 "중국 혁신과 발전 속도, 과소평가하지 말라" 지적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홍인표 기자] 롯데그룹이 중국 유통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사드 사태 때문이라기보다 중국 시장 변화 추세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중국 글로벌 타임스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롯데그룹이 2012년 세운 중국 사업 컨트롤타워 '상하이 헤드쿼터'를 올해 상반기 중 철수한다는 국내 언론 보도를 인용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롯데쇼핑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사드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17년 롯데는 중국 유통시장에서 마트 112개를 비롯해 모두 13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2019년에는 2개 백화점, 12개 극장으로 줄었다. 현재 유통업체로는 롯데백화점 청두점 1곳만 운영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롯데가 사드 배치에 따른 후폭풍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보이콧에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구매행태에 대응하는 마케팅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장이 아이미디어 리서치 연구소 대표는 글로벌 타임스에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인터넷 산업의 발전에 따라 진화하고 변화하고 있지만 한국 유통기업들은 새로운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구식 전략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해당 매체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외국 대형 유통업체 중국 시장 진출에 맞서 10년 전 광군제 쇼핑 페스티벌을 개발했고, 2021년 알리바바 티몰은 광군제 페스티벌에서 사상 최고치인 5403억 위안(849억3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장이 대표는 "롯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효율적으로 통합하지 못하자 중국 소비자들은 다른 중국 플랫폼을 찾게 됐다"며 "미국 월마트조차 중국 소비자들에게 간편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원시 자산관리회사 IPG 차이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매체에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들어온 뒤 충분한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보여주지 못해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현지화 노력도 충분하지 못했다"면서 "롯데의 중국 유통시장 철수는 외국 기업들에게 중국 경제의 발전과 혁신을 과소평가하지 말 것이며, 현지화에 노력하고, 중국 산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추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