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 때마다 심판의 판정으로 크게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판정 때문에 패배한 나라의 팬들은 심판 매수설도 퍼뜨린다. 한국에서는 서울 시장 후보로 나선 자가 오히려 자신의 심판 매수설이 능력의 표시라고 경솔한 입을 놀리다 빈축을 사기도 했다.

뇌물의 유혹을 과감하게 뿌리칠 수 있는 심판은 특히 월드컵과 같은 큰 무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재가 틀림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심을 맡은 이탈리아의 피에르루이기 콜리나는 ‘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야후 스포츠는 16일 뇌물로 굴복시킬 수 없는 심판으로 미국-가나 전의 심판을 맡는 스웨덴의 요나스 에릭손을 꼽았다. 그런데 그 사유가 콜리나와는 좀 다르다.
 
에릭손이 뇌물을 뿌리칠 인물로 꼽힌 이유는 워낙 자기 자신이 돈이 많아서다.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수년전 스웨덴 미디어 그룹의 지분을 팔아서 1000만달러(약 101억원)를 벌어들였다.
 
▲ 뇌물을 뿌리칠 부자 심판 요나스 에릭손. /야후스포츠 화면 캡쳐.
 
엄청난 횡재를 하게되면 축구 심판과 같은 고되고 욕만 먹는 일을 접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에릭손은 정반대였다. 많은 돈을 벌자 그는 오히려 축구 심판이 되기로 결심을 했던 것. 생계벌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돈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심판이 된 사람이니 뇌물에 대한 강한 면역력을 가지고 그라운드에 들어왔던 것이다.
 
지난 2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맨체스터시티와 바르셀로나의 16강전에서 에릭손 심판은 맨체스터의 마르틴 데미첼리스를 퇴장시켜서 마누엘 펠레그리니 맨체스터 감독과 한바탕 벌이기도 했다.
 
펠레그리니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 스웨덴 심판을 배정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불평했었다.
 
야후 스포츠는 “에릭손 심판의 은행 계좌는 몇몇 선수들보다도 더 크지만 그렇다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덜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에릭손 심판은 “돈이 바꾼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최고는 내가 아직 축구 심판을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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