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가속화 · 규제 강화 · 우크라 사태 등 영향
M&A 1조 달러 수준 그쳐...전 지역서 감소
사모펀드 시장은 '팽창'...1분기 2880억 달러로 17% 증가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올해 들어 세계적인 인수합병(M&A)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이 시작된 이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규제 강화,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배경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금융 정보회사 리피니티브에 의하면, 올해 1~3월 M&A 총액은 1조 달러(약 1220조 원)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줄어들었다. 전 지역에서 감소했다.

한편 프라이빗 에퀴티(PE, 사모펀드) 시장에는 팬데믹 기간에 쌓인 돈이 몰려들어 1~3월 거래액으로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88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 대기업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올해 최고액인 750억 달러에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규모 순으로는 미국 전력회사인 엑셀론 산하의 콘스텔레이션에너지의 스핀오프(분사)가 뒤를 이었다. 

반면 M&A는 전체적으로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유럽 및 미주지역 투자자들과 경영진이 각국의 규제 강화와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행방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반 경쟁적 행위를 없애려 IT에서 의료까지 모든 분야의 M&A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뉴욕 오피스. /사진=AP, 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뉴욕 오피스. /사진=AP, 뉴시스.

골드만삭스의 한 전문가는 "지정학적 긴장이나 낮은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 상품의 슈퍼 사이클에 수반하는 불확실성은 M&A 활동의 전형적인 압박 요인"이라며 "다만 경영진의 성장에 대한 야심은 상당히 강한 편"이고 이 매체에 피력했다.

앞서 지난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도입된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주식시장은 달아올라 M&A는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초 IT 기업들의 주가 급락을 계기로 M&A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프라이빗 에퀴티 기업 TPG의 한 전문가는 "전망이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디스럽션(파괴적 변화)이 일어나고 있을 때는, 매수 활동이 둔화되는 순간이 있는 것"이라고 매체를 통해 지적했다.

올해 1~3월에 인수합병이 취소된 거래는 총 2150억 달러로 2018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중 약 4분의 3이 유럽 기업을 매수하는 안건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경쟁 당국이 규제를 강화한 것이 배경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인수가 철회되는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 2년간 SPAC 인수가 붐을 이루면서 규제당국의 심사가 까다로워져 저조한 거래가 계속됐다.

지난달 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전면적인 SPAC 개혁안을 제시했다. 실적 전망의 과장을 막고, 방치했던 SPAC를 통한 상장을 전통적인 기업공개(IPO)에 의한 상장과 같은 조건으로 했다.

1~3월 SPAC와의 합병은 세계 전체 거래 총액의 3%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는 17%에 달했다.

미 대기업 로펌의 한 전문가는 "SPAC와 미상장 기업의 합병 움직임은 대체적으로 활발하지만 거래 성립에 도달하려면 과제가 생긴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잇따르면서 매수 성립을 위해 손해를 보는 SPAC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1~3월의 SPAC 관련 IPO(기업공개)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78% 감소했다. 성립된 매수는 불과 38건이다.

미국 또 다른 로펌의 한 파트너는 "투자자들이 규제가 명확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보류하면서 대부분의 SPAC 주식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규제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또 다른 원인인 것 같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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