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도 매스티지 즐겨,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옛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예전보다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 세련되고 값싼 상품들이 시중에 넘쳐난다. 매스티지(Masstige)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조합한 신조어로 ‘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감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고급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이른다. 매스티지가 유행한다는 것은 곧 일정 수준 이상의 가치를 부여한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전략을 시행한 곳들이 급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매스티지 열풍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패션계다. 자라, H&M 등 매스티지 전략을 적극 활용한 브랜드가 큰 성공을 거두고 이를 반영한 컬렉션, 브랜드 출시 등 다양한 활동이 두드러졌다. 이를 통해 여성 소비자들은 만 원짜리 몇 장으로 명품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친 옷들을 입을 수 있었고,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쥬얼리를 얻을 수 있었다.

외식 창업 시장에서도 이를 의식한 전략이 크게 성공하고 있다. 카페 시장에서는 성인 여자의 손 하나에 담길만한 조그맣고 아름다운 디저트가 ‘나름대로’ 고가의 가격표를 붙이고 줄줄이 등장한다. 해당 메뉴의 시중가보다는 비싸지만, 가격대만 놓고 보면 지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싼 것은 아니다. 만들어진 방식이나 재료를 생각하면 오히려 적당한 가격대라고 생각된다. 소비자들은 이를 소비하면서 ‘작은 사치’를 누리고 만족감을 얻는다. 이것이 바로 매스티지 전략의 성공 비법이다.

▲카페 띠아모 젤라또
카페 띠아모가 만들어 판매하는 정통 젤라또는 한 스쿱에 3천원이다. 카페띠아모 젤라또는 생과일과 우유 등 신선함이 강조되는 재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내는 수제 젤라또다. 카페 띠아모 젤라또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흔하지 않았던 때부터 인기를 얻어 카페 띠아모를 인기 브랜드로 만드는 데 일조한 바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먹는다고 알려져 인기를 얻은 주니어스 치즈케이크는 오리지널 한 조각을 9천 5백원에 판매한다. 가장 비싼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는 1만 2천 5백원이다. 기존 조각 케이크보다 두 배에 달하는 가격이지만 이를 찾는 고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 끼의 가치’가 점점 부각되는 요즘 한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집밥’이 주요한 트렌드가 되면서 건강한 방식으로 끓여낸 국•탕 종류가 요즘 대세다. 프리미엄 한우 전문 브랜드 하누소에서는 생고기 종류보다 더 잘 팔리는 메뉴가 있다. 바로 갈비탕이다. 하누소는 호주산 소갈비대를 듬뿍 넣은 900g 짜리 왕갈비탕을 1만원에 판매한다. 100% 국내산 한우 갈빗대만 사용한 한우갈비탕은 1만 5천원이다. 시중가에 비해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들어간 재료에 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우는 셈이다.

감자탕 브랜드로 꾸준히 명성을 쌓아온 이바돔감자탕도 마찬가지다. 감자탕 메뉴는 1인용 다른 탕, 찌개메뉴보다 가격대가 비싸지만 최소 2인 이상이 함께 먹는 메뉴라는 점에서 1인당 가격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이바돔감자탕은 카페형 인테리어와 매장 대형화로 보다 편안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전략을 구사해 심리적 만족감도 충족시킨다. 

홍익궁중전통육개장은 8천원에 다량의 대파와 양지살을 사골 육수에 넣고 끓인 궁중전통육개장을 내놓는다. 홍익궁중전통육개장은 전통 보양식의 명맥을 살려 전통식 양념 다대기와 진하게 우린 육수를 특징으로 삼는다. 홍익궁중전통육개장은 이를 무기 삼아 육개장과 육개장칼국수, 한방보쌈 등을 내세워 급속히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한국형 이자카야를 표방하는 ‘청담이상’은 주류 업계에서 매스티지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한 브랜드다. 청담이상은 대나무와 간접 조명, 나무 인테리어를 적극 활용해 내•외부 인테리어를 고급 일식당처럼 구성한다. 반면 상당수의 안주 메뉴를 2만원 내외로 즐길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했다. 덕분에 20대 소비자가 주를 이루는 가로수길부터 30대 이상 고급 소비자가 주를 이루는 청담동까지 다양한 상권에 입점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매스티지 전략’은 외식 메뉴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관통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원재료의 품질, 조리 방식에 이어 소비자 가격을 정하기는 과정은 외식 창업의 핵심이다. 물론 이 과정 사이사이의 간격 조정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미묘한 차이를 잡아내야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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