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마땅히 돈을 굴릴 데도 없이 높은 이자의 다이렉트 예금으로 5조원이나 끌어모은 이유는 어디 있을까. 이에 대해 산업은행이 색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산은 관계자는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것도 다이렉트 예금 판매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 기관 평가 기준에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거의 바닥권 점수를 받게 된다”며 “반면 예금조달은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이끌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예금 금리가 너무 높아서 은행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에 따라 현재 다이렉트 예금의 금리를 0.5%포인트 낮춘 상태”라고 말했다.
 
당초 산은은 연 4.25~4.5%의 금리를 내걸고 다이렉트 예금을 유치해 지난 9월중 예금 규모가 5조2797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평균 조달 금리인 2%를 두 배 이상이나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대출을 집행한 규모는 411억원에 그쳐 은행에 대규모 ‘아이들머니’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산업은행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서민과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계획이었다.
 
산은 관계자는 “다이렉트 예금으로 조성한 돈은 현재 우량거래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기관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해도 적절한 운용계획도 없이 무려 5조원이나 되는 돈을 덮어놓고 끌어 모아놓은 것은 은행의 기본 안전원칙을 소홀히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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