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과 사회 전반적으로 재계 총수 일가에 대한 몸가짐 쇄신 요구가 드높아진 가운데 거듭되는 검찰 수사에 몰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등기이사에서 사퇴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이와 함께 재벌정책을 담당했던 고위 당국자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2013년 정기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에서 신임 등기이사에 김해성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과 장재영 신세계 대표, 김군선 신세계 지원본부장을 후보로 올렸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정용진 부회장, 허인철 이마트 대표, 박건현 전 신세계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다. 이마트도 기존의 등기이사인 정용진 부회장과 허인철 이마트 대표 대신 김해성 그룹 경영전략실장, 박주형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을 새로 후보로 올렸다.
 
신세계 측은 백화점, 이마트쪽 투자가 거의 없는 만큼 신규 사업을 담당하는 정 부회장이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직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 보는 속사정은 이렇게 한가한 상황이 절대 아니다. 지난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올들어 최태원 SK회장이 법정구속되는 등 박근혜 정부 출범에 즈음해 재벌 총수 일가의 탈법에 대한 책임 추궁이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정용진 부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 뿐만 아니라 국회 불출석 사유로 검찰에도 불려가고 정식 재판에도 회부됐다. 특히 국회 국정감사 불출석은 검찰이 벌금형의 약식 기소를 했는데도 재판부가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또 일부 언론에서는 박근혜 당선인이 “땅투기를 일삼는 나쁜 재벌 2세, 3세”를 언급한 것이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을 지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신세계는 손인옥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새롭게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손영래 전 국세청장과 김종신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은 재선임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몸은 최대한 낮추고 사정 감찰기관 고위 당국자는 앞다퉈 영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이같은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