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환율 급락 보면 일본은행은 세 발 쯤 물러난 셈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왼쪽)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와 일본은행의 ‘중앙은행 주간’이 강경-온건파 모두 한 발씩 물러나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이들의 정책결정에 대해 29일 급격한 엔화환율 하락으로 대응했다.

Fed는 화요일과 수요일인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가졌고 일본은행은 28~29일 정책회의를 열었다.

Fed의 회의에서는 오는 9월 금리 인상을 구체적으로 시사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였다. 그러나 Fed는 “단기 위험이 축소됐다”는 한 줄만을 추가하고 더 이상의 언급을 안했다. Fed 발표 직후에는 유로환율과 파운드환율이 상승하는 달러가치 절하 현상이 나타났다.

통화긴축기조를 띄고 있는 Fed와 달리 일본은행은 저물가와 저성장 탈피를 위해 계속 통화를 공급하는 완화조치를 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이번 회의에서는 양적완화 확대와 마이너스 금리의 추가 인하가 상당히 유력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내다본 가운데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과 같이 커다란 실효없는 조치들만 나열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양적완화 또는 마이너스 금리 추가 인하를 기대한 투자자가 더 많았음이 회의 직후 엔화환율 급락세에서 드러나고 있다. 엔저(엔화환율 상승)를 초래할 만한 기대한 조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 쪽은 “올린다”는 메시지를 애매모호하게 전달했고 한 쪽은 더 많이 풀 것으로 예상됐던 주머니를 열어서 보여주는 정도로만 그쳤다.

일본은행의 경우는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은행권의 격렬한 반발에 시달리고 있다. 도쿄-미츠비시 은행은 지난 6월 국채 프라이머리 딜러 자격을 반납해 파장을 일으켰다.

정책 여력이 극히 축소된 가운데 일본 정부가 28조 엔의 예상을 넘는 부양조치를 발표해 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자세를 유지했다.

시장반응을 살펴보면, 강경파인 Fed와 온건파인 일본은행이 모두 한 발씩 물러났다기 보다는 일본은행이 세 발 정도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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