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양적완화 시행과정에 사들인 채권 보유에 문제 제기

▲ 젭 헨살링 미국 의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 /사진=미국 의회 동영상 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성명서 말미에는 다음과 같은 문단이 등장한다.

“위원회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관의 채권과 주택저당증권의 원리금을 주택저당증권에 재투자하고 재무부 채권의 만기를 채권 입찰을 통해 연장하는 정책을 유지하며, 이를 연방기금금리 수준이 정상화 될 때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위원회가 막대한 규모의 장기채권 보유를 지속함으로써 시장순응적인 금융 환경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Fed가 2014년까지 실시했던 양적완화와 관련된 내용이다. 양적완화는 종료됐지만, Fed가 사들인 막대한 채권은 현재 Fed의 계정에 남아있다. 규모가 4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Fed는 기존 사들인 채권의 보유는 경제회복을 위해 지속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Fed가 이를 처분하겠다고 밝힌다면, 양적완화의 역행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장에 금리폭등과 같은 충격을 줄 소지가 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이 15일 미국의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는 이 정책이 논란이 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Fed가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막대한 채권을 사들인 것은 월가를 배부르게 하면서 미국경제 성장을 막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옐런 의장과 집권 공화당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다. 옐런 의장은 민주당원이다.

미국의 통화정책에서 대통령과 Fed 의장의 당적이 지금처럼 갈등의 소지가 된 사례는 드물다. 1990년대 성장기를 이끈 앨런 그린스펀 당시 Fed 의장은 공화당원으로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한 1993년 이후에도 계속 Fed 의장으로 연임됐다. 그린스펀 의장은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전성기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유세 때부터 “옐런 의장이 훌륭한 사람이긴 하지만, 공화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연임시키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원인 대니얼 타룰로 Fed 이사가 주도해 온 은행건전성 강화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 타룰로 이사가 오는 4월을 전후해 퇴진하겠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옐런 의장의 Fed에 대해 보유채권 뿐만 아니라 FOMC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융서비스위원장인 공화당의 젭 헨살링 의원은 수학적 규칙에 따른 금리 결정에서 Fed가 벗어날 경우 의회의 감사를 받게 하는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옐런 의장은 이에 대해 위기 때 Fed의 대응 능력을 떨어뜨린다며 반대의견을 밝히고 있다.

또 다른 공화당 의원인 앤디 바는 양적완화에 대해 “이례적인 정책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현재 4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Fed의 채권보유가 자산버블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정부와 의원들은 약한 달러를 선호해,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속성을 드러내는 한편으로 시장금리 폭등을 초래할 보유채권 매각을 요구하는 상반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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