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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전 양대강국 충돌을 막은 수단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앞서 양국 핵심 인사들간 막후 조율 선행
장경순 기자  |  sixyello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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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5  17: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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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시대 최대 격전이었던 성복전투. 진(晉)문공은 이 싸움에서 초나라 군대를 물리치고 패자의 지위를 차지했다. 서쪽의 진(秦)나라는 진문공의 동맹군으로 이 전쟁에 참전했다. /사진=1996년 중국드라마 '동주열국 춘추편' 유투브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6~7일 미국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트럼프 대통령 소유 휴양지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두 나라가 냉전시기에서 실질적 동맹관계를 맺은 이후 가장 갈등이 깊어진 시기에 이루어진다. 전 세계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정 현안보다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표방하는 각각의 국정 방침에서 양자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겠다는 것이고 시진핑 주석은 ‘대국굴기(大国崛起)’ 즉, 대국을 일으켜 세우자는 것이다. 하늘에 두 태양이 없음은 동서고금의 이치이니 누가 진짜 태양인지를 가리는 것이 불가피하게 된다.

춘추시대의 패자 진(晉)나라, 전국시대의 통일국가 진(秦)나라와 흡사한 것이 많은 미국과 중국이다. 문명적으로 춘추시대는 청동기, 전국시대는 철기로 나뉘지만, 패권을 유지한 국가가 진(晉)과 진(秦)인 것으로도 나뉜다. 춘추시대는 지금부터 2500년 전 쯤의 시대다. 

춘추 진의 패권이 전국 진으로 넘어간 것은 두 강대국 간의 무력대결에 의해서가 아니다. 두 나라는 오히려 춘추시대 돈독한 맹방의 관계를 가졌다. 마치 1980년대 냉전기에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이면서도 미국과 소련의 냉전대결에서 미국 편에 섰던 것과 같다.

춘추 진이 한, 위, 조 세 나라로 나뉘면서 전국시대가 열렸고, 이것이 전국 진이 통일국가가 되는 토대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수 백 년 역사를 한 두 줄에 축약해서 보니까 하는 얘기다.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국경을 접한 강대국이다 보니 전면전에 가까운 무력충돌을 벌인 적이 몇 차례 등장한다. 일개 장수를 파견해 벌인 국지전이 아니라, 양국의 임금이 모두 친정을 한 전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추 진이 사라지는 날까지 진-진의 관계는 큰 틀에서 동맹국을 유지했다. 격렬한 전투는 벌였으되 전쟁으로 돌입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이는 더 큰 명분과 실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워낙 큰 나라들이다보니 국가를 운영하는 손길은 상당히 치밀하다. 대통령이 좀 유별난 사람이 됐다고 해서 함부로 국가기조가 흔들릴만한 나라들이 아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도 양국 국가원수의 많은 측근들이 물밑 카드를 교환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재러드 쿠쉬너 백악관 고문이 핵심 조율사들이다. 쿠쉬너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로 트럼프의 딸 이반카의 남편이다.

이들을 상대하는 중국 측 주요인사는 리커창 총리, 왕후닝 공산당 정치국 위원, 리잔수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이던 지난해 남중국해에서 미국 군함이 중국의 함대에 의해 포위되는 일이 발생했다. 두 나라 군함들이 전투준비 태세로 맞선 것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양측 함대가 교신을 통해 나눈 대화는 날씨 안부와 같은 우호적인 것들이었다고 당시 관계자는 전했다.

춘추 진과 전국 진이 대결은 해도 충돌을 피한 것은, 전자는 중원의 패권유지, 후자는 중원의 위협에서 벗어나 국경의 제한이 없는 서쪽 세계에서 최대한 힘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 때문이었다.

양대 강국은 매끄러운 우호를 유지하는 모양새를 갖추긴 했지만, 그로인해 중간지대의 중견국가들이 간간이 대리분쟁에 끌려들어가는 고난을 겪었다.

덩치가 큰 자들의 싸움일수록 사전에 조율되는 불문율이 있다. 이들 간의 전면충돌을 완화시키는 방편으로 안타깝게도 무고한 ‘새우등’이 동원되는 수가 있다.

상대를 직접 가격해 돌이킬 수 없는 대결로 들어가기보다는 상대의 대리인 비슷한 곳을 두들겨 각자 국내 여론을 흡수와 함께 누그러뜨리는 방편이다.

한국이 요즘의 미중 관계에서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특히 환율조작국 논란이 그렇다. 그래서 한국은 미중정상이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는 15일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에 눈과 귀를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더욱 절실히 필요한 것은, 향후의 정세변화를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무책임하게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는 것에 정책까지 휘말려 들어갈 경우, 새우는 등만 터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바다 속에서 흔적이 사라질 수도 있다. 새우가 새우의 현실을 망각하고 고래보다 더 목소리를 높였을 때 자초하는 운명이다.

친미든 친중이든 한국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한국의 미래다.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쪽의 돌격대가 되자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을 멀리 해야 냉철한 향후의 판세 분석이 가능해진다.

애초에 고래들 싸우는 곳에 새우가 가 있을 일도 없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그곳에 있다면, 냉정하고 민첩하게 빠져나올 일이지, 고래 행세를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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