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본지는 지난 3월16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번역할 때, 새로 등장한 단어 ‘symmetric inflation goal’의 적절한 번역을 고심했다.

‘symmetric’은 수학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로, 좌우 대칭으로 우선 번역된다. 근본적으로는 자우든 상하든 기준선 양편의 동등함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Fed가 이런 새로운 단어를 구사한 이유는 이 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목표 2.0%를 달성한 데 있다. 그러나 소폭의 등락이 언제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Fed로서는 일시적으로 2.0%를 넘은 것인지 아직 확신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2.0% 달성을 위해 추진해온 정책을 일거에 중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 대신 이에 미달하는 상황에서 기술된 지금까지의 표현들은 수정할 필요가 제기됐다.

‘symmetric’ 뿐만 아니라 ‘물가목표로의 지속적인(sustainable) 복귀’도 등장했다. 모두 한 차례 목표달성만으로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는 고심이 담겨있는 것들이다.

본지는 최대한의 독자 편의를 위해 ‘symmetric inflation goal’을 ‘인플레이션의 상하 양방향 목표’로 번역했다. 금융연구원의 이광상 연구원이 29일자 금융브리프 국제금융 이슈에서 ‘대칭적 물가목표’라고 번역한 것과 같은 어휘다.

독자들과 금융시장 참가자들에 이 개념이 익숙해지면, ‘대칭적’이라는 간편한 표현을 써도 내용 전달에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광상 연구원은 ‘대칭적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해 금융시장은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도 다시 낮아질 가능성을 고려해 Fed가 통화정책의 ‘오버슈팅’을 일정기간 용인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Fed가 ‘대칭’의 개념을 새로 도입한 가운데, 상하의 폭을 어느 정도로 설정해 통화정책을 펼칠 것인지도 주목된다.

한국의 경우 1998년 물가안정목표를 도입한 이후 상하 0.5%포인트 또는 1.0%포인트의 범위를 설정했지만, 2016~2018년 기간은 2% 단일숫자로 하향 설정했다.

이광상 연구원은 “고령화, 저축률 상승, 중장기 잠재성장률 저하 등으로 인해 실질자연금리가 낮아지고 있다”며 “오늘날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과도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게 낮아져 단일 숫자 물가안정목표 설정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Fed 소속 경제학자인 마이클 카일리와 존 로버츠는 실질자연금리의 하락으로 인해 통화정책 정상화 기간 중에 다시 제로금리로 회귀할 확률이 최대 40%에 달한다고 이 연구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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