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정상회담에서 1대6으로 ‘몰매(?)’를 맞을 것이란 분위기는 이미 지난 13일의 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예상됐다. 회담을 전후해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와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 프랑수아 드 갈루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 등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정책 불확실성을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담에서 겪은 것은 므누신 장관의 예고편보다 더 격렬했다. 1대6이라기 보다 ‘1대 5+마크롱’으로 난타를 당했다. 역시 취임 후 첫 정상외교에 나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손의 힘’ 뿐만 아니라 ‘언어’ ‘상대적 친밀감의 차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난처한 상황을 만들었다.

블룸버그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할 때 결연한 표정과 함께 손마디가 하얗게 되도록 상대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힘 있는 악수를 길게 나누고 통역도 없이 프랑스어로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는 영어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정상들과의 회동에서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밀쳐내고도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는 무례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이 응징한 듯한 모습이 됐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손이 하얘지는’ 악수를 나눈 뒤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어로 말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동영상 화면캡쳐.


트럼프 대통령에게 깔깔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는 각별한 ‘X세대 국가원수’의 우정을 과시했다. 39세인 마크롱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로부터 영감을 받아왔다”고 말했고 6살 더 많은 트뤼도 총리는 “G7 석상에 나보다 더 젊고 역동적인 참석자가 있다는 사실에 흥분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적 성향과 기후협약 등 환경에 대한 퇴보적 입장은 진작부터 그의 유럽 순방이 평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었다. 여기다가 다른 나라 정상을 밀쳐내는 등의 무례한 행동은 그에 대한 인간적 감정까지 악화시켰다.

그나마 순방 일정의 첫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1100억 달러 무기 판매를 비롯한 최대 3500억 달러 투자협정의 성과를 자랑거리로 삼을 수 있었다.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는 그에게는 러시아 관련 의혹이 넘쳐나는 혹독한 국내정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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