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도 안먹는 습관'에 대한 해명

 


[초이스경제 장경순 편집장] 휴일 저녁 무렵에 JTBC ‘한끼줍쇼’ 팀이 찾아왔다. 무수한 스탭들과 방송장비를 갖추고 찾아온 ‘밥동무’들인데 집안에는 이들을 제대로 대접할 변변한 음식이 없었다.

“하루에 한 끼도 안 먹는 습관이 있어서”라는 이유로 이들을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검색을 해 봤더니 아는 형님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 쓴 글이 있었다. 대중문화 전문가인 이 형님의 칼럼은 사람들이 거절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게 이렇게 납득이 쉽지 않은 이유로 ‘축객’을 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고 판단됐다.

긴말 보다는, ‘한끼줍쇼’ 팀이 나를 찾아왔을 때의 내 책상 사진으로 해명을 하고자 한다.
 

 


출타를 하지 않을 때 삶이 어떠한지는 이 사진 한 장이 충분히 설명을 할 것으로 본다. 그다지 상쾌한 느낌을 유발하는 사진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제품을 홍보한다는 우려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사람이 한 끼도 안 먹고 살 수는 없는 일이어서, 허기가 지다보면 특히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르고 배달을 통해 해결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송의 취지가 이런 식사는 허용을 안 하는 듯싶었다.

나는 강호동씨가 지금도 체계적 관리를 시작하면 WWE에서 브록 레스너를 제압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런 호걸이 내 집을 찾았으면 ‘따순 국밥 한 그릇’ 대접하면서 기대를 이루어달라고 간청할 수도 있었겠지만, 냉장고의 커피우유만으로는 ‘택도 없는’ 일이었다.

더운 날 누거를 찾아주신 많은 분들에게 대접을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를 전한다. 이 분들이 다행히 다른 댁에서 훈훈한 저녁식사를 한 것을 위안거리로 삼는다.

‘한끼줍쇼’ 팀이 찾아온 날은 매년 똑같은 분에 대한 기사를 쓰는 날이었다. 이날도 기사를 다 쓰고, 잠시 한가한 시간을 갖던 중에 ‘밥동무’들이 우리 집을 찾아왔던 것이다.

올해 기사는 이분의 인품에 대해 주로 썼지만, 능력에 관해서도 유전 10개에 해당하는 부가가치를 남겨주신 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한참 많은 일을 하고 계실 때 세상을 떠났다. 매년 6월18일이 이 분의 기일이다.

기왕 이것도 인연이라 여기고, 이 글을 접하게 되신 독자들께 다소 염치없지만 그날 쓴 기사를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전한다. 기사 하단에 관련 링크를 첨부했다. 내세울 것 없는 글 솜씨를 방송 핑계로 들이대려는 것이 아니다.

특히 청문회 시절마다 ‘진정한 어른이 없다’라는 한탄이 나오지만, 이 나라에 정말 훌륭한 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서다.

사족. 그러나 특별한 기사를 쓰는 날이어서 한 끼도 안 먹은 것은 아니었다. 그냥 휴일 날의 삶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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