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에서 중국 입장 위축, 러시아 발언권 강화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은 북한이 4일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라고 밝힌 반면, 러시아는 중거리 미사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의 엇갈리는 반응의 이면에는 한반도 정세에서 중국의 입장이 위축되는 대신 러시아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양상이 감지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 대해 “사드 배치는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한지 수 시간 만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전혀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트위터를 통해 “아마 중국이 중대한 조치를 통해 이 넌센스를 영구히 종료시킬 것”이라는 최후통첩성 기대를 표현했다.

미국은 한편으로 대만에 대해 13억 달러의 무기판매를 발표해 기존의 중국과의 우호관계에 대한 변화신호를 보내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는 위협수준이 더욱 높아진 것”이라며 “세계적 위협을 막기 위한 세계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확인함으로써, 상황을 여기까지 오도록 ‘방치’한 중국의 책임을 묻고 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미사일의 관련 숫자를 분석하면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전략적 기술적 특징과 일치한다”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결과는 이같은 엇갈린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의 거리는 단순 추정으로 1만2000 킬로미터에 달하지만, 전문가들의 몇 가지 조건을 더하면 9000 킬로미터에 그칠 수도 있다. 바로 이런 모호함이 상대국들에게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방세현 시사정책연구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이 중거리 미사일이기 때문에 러시아의 안보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4일 정상회담에서 기존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것은 이런 러시아의 공식입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동시에 위상이 약화된 중국을 대신해 새로운 ‘게임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핵문제 해결에 지금까지 중국을 핵심국가로 여겨왔지만, 실제로는 러시아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게 됐다.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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