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 배우는 경영통찰력(시리즈 19)...아디다스 광고가 주는 교훈

▲ 김병희 교수

[외부 기고=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PR학회 제15대 회장] ‘김범주’, 그는 미국 대학에 석사과정 유학을 떠났다. ‘안영배’, 그는 마지막 시도라고 다짐하며 새 사업의 개업을 앞두고 있다. ‘최미란’, 그는 운동하다 다쳐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빠져있다.

유학이든 사업이든 운동이든 혼자서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들 모두는 1인 경영자다. 새로 시작하려는 그들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극심한 불안감에 빠져있다. 글로벌 브랜드 아디다스(Adidas)의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캠페인은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출발하는 사람들과 지금 이 순간에 절망의 늪에 빠진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를 선사한다. 
 
이 캠페인은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Impossible is Nothing)”라는 말은 사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1942-2016)가 1970년대에 했던 말이다. 아디다스는 세기의 주먹 알리의 전설을 바탕으로 1974년에 짧은 비디오 형태로 광고를 만들어 ‘스포츠는 영원히(forever sport)’라는 아디다스의 브랜드 철학을 천명했었다. 그 후 잠잠하다 2004년 7월 초에 유로2004 선수권대회에서 그리스가 예상을 뒤엎고 우승하자, 아디다스는 우승을 자축하는 그리스 선수들 뒤에 이 말을 넣어 신문에 전면광고를 냈다. 쓰지 않고 묵혀둔 말을 다시 살려낸 셈인데, 그때부터 이 슬로건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 '무하마드 알리'편 TV 광고 /사진=김병희 교수 제공

2004년에 시작된 첫 광고는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 편이었다. 권투선수 알리가 동료들과 훈련하는 장면을 다큐멘터리 영상처럼 사실적으로 편집한 다음, 다음과 같은 카피를 내레이션으로 들려준다. 물론 알리의 목소리는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사람들은 할 수 없다고 하고, 안 될 것이라고 하고, 불가능하다고 말하고는 한다. 하지만 자신을 믿는 사람들이 해낸 것은 불가능은 없다는 사실이다. 자기 안의 소리를 들어라.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 '무하마드 알리'편 인쇄광고 /사진=김병희 교수 제공

텔레비전 광고와 함께 인쇄광고도 동시에 집행되었다. 영어 카피 원문은 다음과 같다. “Impossible is just a big word thrown around by small men who find it easier to live in a world they've been given than to explore the power they have to change it. Impossible is not a fact. It's an opinion. Impossible is not a declaration. It's a dare. Impossible is potential. Impossible is temporary. Impossible is nothing”

영어 카피를 비교적 원문에 충실하여 다음과 같이 번역할 수 있다. “불가능은 변화시켜야 할 힘을 탐색하기보다 주어진 세상에서 쉽게 사는 걸 찾는 소인배들이 내뱉는 허풍일 뿐이다. 불가능은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다. 불가능은 선언이 아니라, 도전이다. 불가능은 잠재적인 것이다. 불가능은 일시적인 것이다.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를 우리나라 카피라이터는 다음과 같이 번역해 인쇄광고를 만들었다.

 “불가능, 그것은 나약한 사람들의 핑계에 불과하다.
  불가능,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
  불가능, 그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이다.
  불가능, 그것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불가능, 그것은 사람들을 용기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나라 카피라이터는 ‘불가능’ 다음에 쉼표를 하고 ‘그것은’이라고 다시 시작해 한 호흡 쉬어가게 했다.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다”를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로 번역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운율을 살려 보다 멋스럽게 표현했던 것. 계속되는 시리즈 광고들을 보자.

 

▲ '라일라 알리'편 TV 광고 /사진=김병희 교수 제공

이어지는 광고에서는 무하마드 알리의 딸 라일라 알리가 권투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해서 보여주었다. 아버지와 딸이 수십 년의 시차를 넘어 함께 등장하는 감동적인 내용이다. 카피는 다음과 같다. “불가능은 사실이 아닌,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 ‘여자는 권투를 할 수 없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고, 해냈다. 나는 링 위에 섰다. 내 아버지 알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싸워라, 내 딸. 넌 할 수 있어’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일라 알리(Laila Ali) 편

 

▲ '리오넬 메시'편 TV 광고 /사진=김병희 교수 제공

“내 이름은 리오넬 메시, 이건 내 이야기야. 내가 11살 때 성장 호르몬에 문제가 생겼어. 하지만 키가 작은 만큼 나는 더 날쌨고, 내가 하기 편한 축구 기술을 터득했어. 이제, 난 알아. 때로는 나쁜 일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리오넬 메시(Lionel Messi) 편

 

▲ '데이비드 베컴'편 TV 광고 /사진=김병희 교수 제공

“내 이름은 데이비드 베컴, 내 이야기 한번 들어볼래? 나는 아직도 1998년이 생각나. 아무 일도 없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간절히 바라면서 그 후 3년 동안은 어딜 가나 불안했었지. 죽음의 위협도 느꼈어. 마침내 그리스 전에서 골을 넣었을 때 모든 기자들이 나를 향해 박수를 치더라고. 날 욕하던 사람들에게서 환호를 받는다는 거, 그거 정말 엄청난 기분이지. 누구나 언젠가는 시련을 겪게 돼. 중요한 건 그 시련에 꺾이지 않는 거야.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 편

이밖에도 스테이시 코헷,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 킴 콜린스, 나디아 코마네치, 요나 로무 같은 사람들의 역경 극복 이야기가 아디다스 광고에 등장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광고회사 180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광고회사 TBWA가 거의 주도한 광고가 집행된 이후, 이전에 비해 세계 시장에서 아디다스의 판매율이 20% 신장되었고, 시장점유율도 21%나 올라갔다. 광고에 소개된 이야기는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역경을 극복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광고 메시지로 표현했기에 소비자들은 아디다스 브랜드에 박수를 보냈으리라.

아디다스는 2013년부터 지금까지 “전력을 다하거나 아무것도 아니거나(All In or Nothing)”라는 새로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디다스의 이전 캠페인이 정신적 가치를 제고했다면 새 캠페인에서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학을 떠난 김범주 씨를 비롯한 1인 경영자들이여!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슬로건은 도전 의지와 자기 관리를 요구한다. 말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옆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달리라며 경주마에게 씌우는 차안대(遮眼帶, 눈가리개)를 쓰고서라도 전력을 다해 질주해야 한다.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머잖아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있으리. 따라서 ‘나는 할 수 있다(I’m possible)’는 확신에서 출발해 언젠가 그날이 오면 불가능(Impossible),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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