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유럽 경제 제치고, 10년 후엔 독일-일본도 능가할 것"

[초이스경제 김완묵 기자] 인도 경제는 지금까지 미국이나 유럽, 중국, 일본 등에 비해 규모가 작아 소홀하게 취급되곤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경제 동향을 분석할 때 인도 경제를 그 변수에서 제외할 정도였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인도 경제에 대한 이 같은 '하수 취급'은 확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기관인 HSBC가 15일 내놓은 리포트에서 "인도 경제는 아마도 내년쯤부터는 세계 경제에서 기여하는 바가 유럽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넘어설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즉 인도 경제는 인구통계학적 잠재력, 개혁, 개선된 거시적 안정성으로 무장하며 전 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날 자료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취임한 이후 ‘인도 3.0 개혁'을 통해 그들의 약한 인프라를 정비하고 기업 활동을 보다 용이하게 만들며, 전 세계를 향한 개방도를 높이면서 차세대 세계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많은 인구 수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중국에 가려 BRICs 국가들 가운데서도 존재가치가 미약한 편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인도는 현재 변곡점에 위치해 있다고 보여진다. 그 중심에 인도 3.0이라고 부르는 보다 견고한 인도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이 위치해 있다. 이를 통해 주요 경제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의 인구통계학적 잠재력을 보면 25세 이하 인구가 약 절반을 차지해 전 세계 근로가능 인구의 18%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2025년까지 중산층으로 분류될 5억5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 사진은 여행사진가 김미란의 인도 사진 /사진=뉴시스

과거를 돌이켜보면 1990년대가 시작될 무렵, 인도의 경제 개발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진했다. 성장률은 3.5%에 그치는 수준을 보여주었는데, 이를 인도 1.0 시대로 부른다. 1991년 자유화 개혁이 발생하면서 인도 2.0 시대가 도래해 이전 성장률보다 두 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시기 고차원의 IT 섹터가 눈부시게 부상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간 동안 인도 정부가 보다 빠르게 성장하려고 노력할 때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충격적인 쌍둥이 적자, 부족한 인프라가 발목을 잡곤 했다.

하지만 인도 3.0 시대는 기존과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같은 새로운 인도는 전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나머지 경제대국들이 구조적인 저성장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인도에서 가장 성공적인 수출 섹터인 IT 서비스 섹터가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IT 서비스 고급화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으로 이들 분야에서는 이동성(mobility), 분석력(analystic),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과 같은 새로운 IT 포맷들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의 젊은 계층들과 기업가적인 새로운 테크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이런 IT 서비스 섹터에 특화돼 있고 점차 이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교육, 바이오테크, 건강 등과 같은 분야에서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터넷 침투율과 온라인 구매에 있어 중국에 약 7년 뒤처져 있는 가운데, 전자상거래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디지털 결제수단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점차 더 많은 인도 국민들이 출세 지향적으로 변하고 있고 업무에 대한 숙련도가 높아지고 있어 이들은 일자리를 찾는 데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의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되고 자본, 능력, 아이디어들을 다시 인도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인도는 전 세계 다수의 기업들과 국가들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중동의 원유 수출국, 중국의 상품 생산 기업들, 호주의 귀금속 판매업자들, 싱가포르와 일본의 외국인 투자자, 그리고 유럽과 미국의 하이엔드 브랜드 제조업체들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현재 인도 경제는 전 세계 GDP의 3%만을 차지하고 있고 1인당 GDP 수준은 중국에 15년 뒤처져 있어 성장 잠재력도 큰 편이다. 지난해 인도 경제는 7.1% 성장했다. 올해는 상품 및 서비스세(GST)와 같은 새로운 개혁으로 인해 시장에 충격이 가해져 지난해보다는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도가 내년부터는 점진적으로 보다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성장률을 높여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향후 10년 후에는 인도가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명목 GDP 기준으로 세 번째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인도는 2018년 전 세계 성장에 유로존 전체보다도 더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도 경제에서 아직 할 일이 많다. 인도는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기에 편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현재 세계은행의 기업 사업 환경 평가에서 130위에 위치), 자국의 은행 시스템을 건전하게 만들어야 하며 인프라에 크게 투자해야 한다.

인도 서비스 섹터의 성장은 눈부시지만 서비스 섹터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인도는 전세계 IT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반면 글로벌 상품 수출에서는 2%에 불과하다. 인도는 제조업 섹터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도의 제조업 섹터는 수십 년 동안 불충분한 개혁 때문에 '때 이른 탈산업화'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HSBC는 "인도 경제가 일회성 개혁보다는 지속적인 변화의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 및 교육 섹터 개혁을 시도하고 전문화된 영역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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