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원엔환율이 45일째 9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1000원선을 회복하려는 것도 아니다. 엔화환율의 상승이 거세지면서 더욱 900원대 중반을 향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원화환율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이후 4일 한 주의 첫 거래를 시작하면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엔화환율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환율은 원화환율과 무관하게 계속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국내 수출기업들로서는 갈수록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국달러 대비 원화환율은 4일 오후 들어 전주말보다 0.26%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지난 주 금리인상으로 인해 당분간 더 이상의 긴축정책은 없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소폭 올랐다.

그러나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같은 시간 0.56% 상승했다. 원화환율보다 일중 변동폭이 작은 편인 엔화환율이지만 이날은 엔화환율의 상승폭이 더욱 크다.

이같은 흐름속에 수출의 기준선으로 간주되고 있는 원엔환율 1000원선은 한달 보름째 무너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환중개기관이 이날 오전 고시한 100엔 대비 원엔환율은 963.53 원이다. 원엔환율은 지난 10월23일부터 9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강태수 국제금융팀 선임연구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채권자금으로 이례적으로 주식과 비슷한 10조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경제의 펀드멘털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선임연구위원은 원화강세가 중소수출기업들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에서 ‘반도체 착시’라고 지적하듯 거대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로 인해 개선되는 지표는 중소수출기업의 부담이 늘어나는 현실을 가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수출이 지속적 호조를 유지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늘고 있다.

우선 미국은 한국의 무역흑자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환율압력을 늘리고 있다. 원화강세가 지나칠 경우에도 국내 외환당국이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곧 끝날 것이란 일부 기관의 전망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관련주가를 떨어뜨린 일도 최근에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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