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아마존 맹공격, 금융시장 근본을 흔들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경제는 크게 실물산업과 금융으로 구분된다. 사람의 몸에서 근육에 해당하는 것이 산업이라면, 금융은 피에 해당한다.

근육이 웅장하고 힘찬 운동을 하듯, 산업은 경제의 활기찬 성장세를 담당한다. 이와 달리 금융은 절대 위생이 필요한 혈관체계처럼, 부실을 차단하는 안전이 우선이다. 금융인들로부터는 일반적으로 산업계 인물들과 같은 호쾌함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선지 경제인사가 대통령이 됐다고 하면 대개 금융계보다는 산업계 인물이다. 한국의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다.

산업계 인사들의 눈에 금융은 경제활동에 딴지나 거는 존재처럼 비칠 때도 있다. 올바른 안목을 갖춘 사람은 산업계 출신이라 해도 산업과 금융 각자의 소임을 잘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한 쪽에 편향된 시각을 가진 사람이 국가 경제를 담당하게 되면 편견에서 비롯된 정책 혼선이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최근 이런 면에서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전통 제조업종의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자동차기업들에 국경세까지 거론하며 해외공장보다 미국 내 공장을 늘리도록 강요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는 경제회복의 희생양으로 아마존닷컴을 지목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이 “파산했다”는 익살스런 만우절 트윗을 올리던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아마존에 대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반독점법 적용도 걱정하고 있던 아마존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편당국을 배달 소년처럼 부려 먹는다”고 비난했다.

급기야 아마존닷컴의 주가는 2일 5.2%나 폭락했다.

아마존 주가폭락은 아마존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이른바 FANG을 함께 구성하는 애플은 0.66%, 알파벳 2.45%, 넷플릭스는 5.1% 하락했다. 나스닥의 하락률은 2.74%, 다우존스 1.90%, S&P500은 2.23%였다.

로이터는 3일 톱뉴스에서 “월가 주가 폭락, 트럼프에게는 자기 자신이 최악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특정 기업에 대한 느닷없는 대통령의 공격은 미국 금융시장이 별로 익숙하지 않은 돌발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해서 다른 기업들의 일자리를 반대급부로 얻을 수는 있지만, 금융시장의 전제조건에 해당하는 안전성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관건은 이런 지적이 과연 업계의 슈퍼스타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인물에게 통할 것이냐다. 산업현장에서 땀을 흘려본 사람들이 금융에 대해 갖는 편견은 “땀도 안흘려 본 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발목이나 잡는 것”이다. 시장 안전을 위한 금융제도를 부당한 규제로 간주한다.

거기다 무슨 이유에선지, 최고 통치권자가 특정 기업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해당 기업 한 곳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 그리고 주식시장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간다면, 금융시장의 기본 골격도 무너지게 된다. 런던과 프랑크푸르트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세계 최강자로 군림해 온 미국 금융시장으로서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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