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7 17:59 (화)
한국 제조업이 살려면...대기업들 소탐대실 말고 본업에 올인해야
한국 제조업이 살려면...대기업들 소탐대실 말고 본업에 올인해야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8.10.15 0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종 혜택 누리는 대기업 & 대기업 총수들...이젠 국가경제 위해 나설 때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한국의 경제상황이 참으로 위중하다. 해외 시장에 내놓을 만한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이미 장래를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고 한국의 최대 수출 무기인 반도체도 여러 도전을 받고 있다. 뭔가 특단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을 보자. 중국에서는 이미 한국차의 설땅이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다. 한국 완성차가 기술력에서 독보적인 상황도 아닌데다 중국의 자동차 수요는 이미 친환경차 쪽으로 급속 이동하고 있다. 안방인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수입차들이 활보하고 있다.

자동차품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산업은 이미 중국에게도 추월당할 위기다”고 역설한다. 최근 성일종 국회의원실(자유한국당, 충남 서산-태안)과 초이스경제가 함께 진행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성화’ 관련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고 한국의 부품 산업도 더불어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전문가는 “전기차시대가 되면 자동차 부품 수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텐데 이 경우 한국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그야말로 커다란 파고를 넘어야 할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 국내 대기업 반도체 공장. /사진=뉴시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어떤가.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들이 반도체 산업의 앞날이 불투명하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아직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지만 중국이 맹추격 중이고 한국이 생산하는 주요 제품의 공급이 늘어 제품 가격 하락을 점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3분기 실적을 내놨음에도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한 것은 미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반도체 업체들은 미래 첨단 산업 발달로 새로운 반도체 수요가 생길 것인 만큼 걱정할 게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일각에선 새로운 산업에서 반도체 수요가 대량으로 발생하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가까스로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조선업은 어떤가. 현대중공업 등 일부 조선회사는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국내 다른 조선업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양 설비 수주 쪽은 크게 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양 설비 쪽에서는 싱가포르, 중국과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고 한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회생과 관련해 일본 조선업계에서는 정부 보조금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지고 있다. 일본 조선사들은 “일부 한국 조선사가 덤핑수주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편다.

화장품 산업은 어떤가. 최근 한때 한국의 주요 화장품 업체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적이 있었던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 당국이 보따리상을 규제한 것도 원인이지만 그간 중국이 사드 보복을 가하는 사이 중국 본토에서 한국의 화장품 업체가 섰던 자리들을 일본 등 다른 나라 업체가 빼앗아 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금 열거한 한국의 제조업 불안은 극히 일부 사례만 적시한 것이다. 다른 분야 제조업들도 곳곳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국 제조업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우리의 주력 산업들이 곳곳에서 도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한국 압박이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넘어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한국을 넘어 미국까지 넘볼 태세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심지어 “앞으로 10년 후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 경제 주체들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는 점이다. 예컨대 재벌들은 핵심 본업의 경쟁력 향상에 주력하고 부품관련 유통독식, 기술 탈취 등 중소기업을 위축시키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할 때라고 본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경우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산업 유통까지 독과점 하며 자동차 부품산업을 위축시켰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제발등 찍기' 행동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마저 “완성차 산업과 부품산업 불균형”을 지적할 정도다.

스마트폰 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근 초이스경제가 자동차 부품 산업 독과점 유통 문제를 다룬 기사를 내보내자 한 독자는 “스마트폰 대기업의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원가조사 관련 갑질도 근절케 해달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제 재벌들은 핵심 고유 분야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고 중소기업의 것을 탈취하는 등의 소탐대실을 스스로 거둬들일 때가 됐다고 본다. 정부도 이 분야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이 죽으면 대기업도 함께 어려워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시기다. 최근 국정감사 시즌에 접어들면서 여러 재벌이 갑질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벌을 받았다는 뉴스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갑질이 훨씬 더 많을 것은 자명하다.

우리나라는 재벌이 대접받는 사회다. 재벌 총수들은 감옥에 가서도 얼마 안 돼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롯데 신동빈 회장이 검찰의 14년 구형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러자 블룸버그는 “신동빈 회장도 재벌 관용 대열에 포함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블룸버그는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 한화 김승연 회장, CJ 이재현 회장, SK 최태원 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도 과거에 구속됐다가 일찍 풀려나거나 사면됐다는 사례도 들었다. 국제사회마저 한국은 재벌이 대접 받는 사회임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증거다.

이제 재벌들도 이러한 국가의 은공에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본업에 충실하고 다른 소탐대실을 스스로 해소해야 할 때라고 본다. 서로 대대적으로 상생할 때 우리 경제, 우리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도 마련될 것이라 믿는다. 정부도 이런 새로운 풍토 조성에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