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왕, 인도 총리 이어 UAE 왕세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나

▲ 아랍에미리트(UAE)의 영자신문 더내셔널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환영하는 청와대 모습을 전하고 있다. /사진=더내셔널 화면캡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서울을 지키고 있다.

세계의 관심이 베트남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정상외교가 연속적으로 이뤄졌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UAE군 부총사령관은 26~27일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현재 건강이 안 좋은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동생으로 사실상 UAE 국정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방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UAE 방문에 대한 답방의 성격도 있다. 그러나 더욱 주목되는 것은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지 한 달 만에 UAE 정상이 서울을 찾았다는 점이다.

현재 카타르와 UAE는 같은 중동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종파와 관련된 갈등이 국교단절에 이르고 있다. 지난 1월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UAE에서 열렸을 때, 카타르가 우승했지만 카타르 국민들은 자국의 우승 장면을 현장에서 관전할 수 없었다. UAE에 입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국가들은 이란과의 관계, 정치체제의 유연성까지 결부돼 카타르와 단교하기에 이르렀다.

카타르는 오는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중동 지역 최대 미군 기지를 자국 내에 두고 있다. 중동국가들만의 봉쇄로 완전 고립시킬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하지만 역외의 다른 나라들과의 우호는 중동에서의 갈등 때문에 더욱 절실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타밈 카타르 국왕이 서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한편으로, LNG선 60척 수주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로부터 한 달 후에는 UAE의 ‘대리청정’을 하는 왕세제가 문 대통령을 찾아왔다.

한국 기업들은 1980년대 중동에서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두 나라에서 활발한 사업을 지속했다. 전쟁과 함께 현지에서 철수한 다른 기업들과 달리 한국인들은 위험 속에서도 약속된 사업을 지속한 것이 전쟁 중인 양국 모두의 신뢰를 얻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당시의 교훈은 갈등을 겪는 양자 가운데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신뢰를 얻는 것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있다.

현재 한국과 중동국가들 사이에는 대중에 완전히 공개하기 마땅치 않은 첨예한 사안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어떻든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들일수록 한국만큼은 이들과 신뢰를 확인하는 외교만이 정답이다.

카타르와 UAE 정상들이 잇따라 서울을 찾는 모습은 한국 외교의 막중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또 한 사람의 매우 중요한 정상이 최근 서울을 찾았다. 세계 2위의 인구를 가진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다.

인도 역시 이웃나라인 파키스탄과 최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외교는 더 한층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아시아와 중동국가들이 이웃과 겪고 있는 갈등에 멀리 있는 한국이 간여할 일은 전혀 없다. 그러나 어려울 때일수록 경제협력을 증진해야 될 나라로 한국은 더욱 중요해졌음이 명백하다.

모하메드 빈 자예드 왕세제와 모디 총리 모두 방한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찾은 것은 이들이 한국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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