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준)의 버냉키 의장이 김중수 한은총재(금통위원장)와 정반대의 승부수를 띄웠다.

 
김중수 총재가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추가인하 시기를 늦춘 반면 버냉키 의장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3차 양적완화조치를 전격 시행, 미국 경제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연준은 이날(한국시각) 주택모기지담보부증권 400억달러어치 매입 및 초저금리 연장을 주요 골자로 하는 3차 양적완화조치를 단행했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는 이른 바 ‘히든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아울러 이의 영향으로 다우지수가 206포인트나 오르는 등 미국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채 마감됐다.
 
버냉키가 모기지담보부증권 매입에 초점을 맞춘 것은 주택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매입해주면 주택관련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덩달아 주택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이번 양적완화조치로 인한 효과가 단기적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에서 금융주 중심으로 주가가 반짝 상승세를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유가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정유주 등의 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가의 절반 이상은 이번 3차 양적완화조치에 별다를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편 이날 버냉키의장의 양적완화 조치 시행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한국 및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다음번에나 3차양적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했었다.
 
또한 버냉키의 이같은 결단은 지난 13일 김중수 한은총재가 한국의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동결한다고 발표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채권전문가 절반 이상이 이달중 기준금리 추가인하가능성을 점쳤지만 정작 김중수 총재가 이끄는 금통위는 이런 예상을 깨고 금리를 동결해버린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과 김중수 총재가 우리 경기를 놓고 상황인식을 달리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왜 이처럼 한국과 미국 통화당국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일까. 한국이나 미국이나 경기가 급랭하긴 마찬가진데도 미국 통화당국은 양적완화에 적극 나서는 반면 한국 통화당국은 어물쩍 거리는 것일까. 통화당국 수장간의 결단력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처한 상황이 달라서일까.
 
이와관련, 미국내 일부 언론은 유럽과 미국이 과감히 경기부양에 나서는데도 한국과 뉴질랜드등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들이 금리를 내리는데 주저하는 것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인 만큼 금리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상황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지난 13일 한은의 금리동결 관련 발표문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발표문만 놓고 보면 금리인하때나 쓰는 내용들이 상당수 섞여있다. 그런데 정작 금리는 동결한 것이다. 이는 곧 금리인하를 놓고 갈팡질팡한 것으로 이해된다.
 
어쨌든 지금처럼 경기흐름이 혼미스러울 땐 과감하고도 결단력있는 정책을 내 주는 것이 더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통화당국이 우물쭈물하면 일반 국민들은 어떤 판단을 갖고 생활에 임하란 말인가.
 
한편 미 연준의 경기부양조치는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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