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다음 회의 때는 '의장' 아닌 '이사' 명함들고 참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AP, 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19일(미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핵심 단어는 "불확실성(uncertainties)"과 "적절한 조치(act as appropriate)"다.

이 가운데 이전 성명서의 "인내심(patient)"을 대체한 "적절한 조치"는 지난 4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연설에 등장했다. 이번 성명서에서 "인내심"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Fed는 이것만으로는 향후의 금리인하가 필요할 때를 대비한 정책전환의 여지가 부족하다고 본 듯하다.

성명서는 "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등장시켰다. 앞선 성명서에서 이 자리에는 "국제경제와 금융상황"이 언급되고 있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영국의 합의 없는 유럽연합(EU) 탈퇴, 즉 하드브렉시트 등 국제현안들을 포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말이 더욱 포괄적인 "불확실성"으로 바뀌면서 미국의 정치상황까지 포함했다.

Fed가 과연 무엇을 이렇게 판단했는지와는 별개로, 확실히 불확실한 요인들이 몇 가지 존재한다.

우선, 자고 일어나면 다음날은 또 어떤 나라가 미국의 관세에 시달리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국제 금융시장은 지난 5월31일 느닷없는 멕시코 우려에 시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해 불법이민을 방치할 경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멕시코 관세문제는 열흘이 지나 해소됐다.

멕시코 관세는 FOMC 회의를 앞두고 잠시 부는 폭풍처럼 지나갔지만, 또 어떤 나라가 한밤중의 280자 트윗을 통해 이런 공격을 받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을 일깨워줬다.

두 번째는, 파월 의장이 다음 FOMC 회의 때는 어떤 명함을 들고 참석하게 될지 조차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이번 회의 직전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Fed 의장이 아닌 이사 가운데 하나로 강등할 것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FOMC 회의가 끝난 20일(한국시간) 또 다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파월 의장을 강등시킬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만약 오는 7월31일 FOMC 회의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백악관과 Fed 사이에 어떤 전대미문의 촌극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미국의 금융제도에서 대통령이 무작정 자신의 희망사항을 강요한다고 그것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동안 축적된 관행들이 무시되고 통화정책이 불필요한 논란까지 감당해야 하는 일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보다 더 근본적인 것도 있다.

지금 미국경제가 누리고 있다는 확장 국면의 불확실성이다. 실업률이 3.6%에 머물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에 달한다.

숫자는 대단히 양호하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생산성에 기반을 둔 것이냐다.

금융연구원의 지난달 26일 금융브리프 글로벌금융이슈에 따르면,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이런 실적이 이전 시기의 생산성 증대효과가 뒤늦게 나타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미국 경제가 잘 돌아가서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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