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의 최고경영진이 보여준 추태는 국회에서 몸싸움을 일삼는 여야 정치인도 저리가라 할 정도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정에서 온갖 추태가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 미리 기획된 시나리오임을 드러내는 증거물까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신한은행이 전 은행장인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한 것부터 극히 이례적이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고발 주체인 이백순 은행장이 오히려 피고의 처지로 몰리게 된 것은 역겨운 코메디의 극치였다.
 
지금의 신한은행은 지난 2002년 조흥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급격히 몸집을 키웠다.
 
외환위기 이후 부실금융기관으로 전락한 조흥 상업 한일은행 중에서 조흥은행은 비교적 순조로운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자구 희망도 갖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사로부터 “국가 소유가 된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을 민영화해야 국가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2002년말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에 팔린 직후에 조흥은행은 신한금융지주로 넘어갔다.
 
조흥은행의 합병에 맞서던 위성복 조흥은행 이사회 의장은 그 후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는 처지가 됐다. 합병 당시의 홍석주 은행장은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거쳐 한국투자공사(KIC)사장을 지냈다.
 
소기의 자체 구조조정 성과를 냈던 옛 조흥은행 경영진들의 기회를 박탈하고 은행을 신한금융에 넘겼지만 10년도 되기 전에 상상도 못할 추태가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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