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동참 외면... 그러나 텍사스만의 동참 주장도 제기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제유가 동맹에 균열을 일으킨 것은 미국이 큰 몫을 차지한다.

두 나라가 국제유가 추락을 막기 위해 감산을 하는 동안 미국은 생산을 늘려 세계 최대산유국으로 올라섰다. 러시아가 지난 3월 감산확대 회의를 결렬시킨 것은 이런 인식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바로 네가 원인이다'라는 시각을 가진 러시아는 미국이 감산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석유업자들 회의에서 오간 내용은 감산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의 6일 회의가 9일로 연기된 것에 대해 CNBC는 '구렁텅이(crater) 같은 월요일을 피할 길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6일 회의에 대한 기대로 4일과 5일 국제유가가 유례없이 폭등했는데 회의가 연기됐으니 폭발적 기대가 폭발적 실망이 될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미국시간) 미국의 석유기업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수입석유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석유업계는 감산에 대해 태도가 엇갈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업계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는 감산에 반대한다. 미국 석유산업에 부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정부가 감산을 강요할 수 없으며 업계의 감산 합의도 독점금지법에 저촉된다고 CNBC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다른 주장이 존재한다. 텍사스주의 석유산업을 관장하는 텍사스철도위원회의 3인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인 라이언 시턴은 감산 동참을 주장하고 있다.

연방정부와 달리 텍사스 주정부는 석유생산을 조절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텍사스철도위원회는 1970년 석유생산을 통제한 적 있으며 오는 14일 회의를 갖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오는 6월 회의에 텍사스철도위원회를 초청했으며 시턴은 알렉산데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감산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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