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비자금 수사는 산업은행의 부실기업 관리가 갖고 있는 치명적 허점을 그대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시장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주당 1만8000원, 총 3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 부었다.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한 것이 원인이 돼서 파트너도 찾지 못한 단독 인수였다.
 
이렇게 출혈을 감수하면서 인수를 하고도 서종욱 사장을 비롯한 예전의 경영진들은 그대로 자기 자리를 지켰다.
 
새 주인인 산업은행이 ‘두 번째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이 보여준 행태는 결과적으로 배신의 극치였다.
 
국책기관의 출혈로 살길을 찾았는데도 협력업체 착취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권력자에 대한 뇌물 제공 의혹 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문제 많은 기관들의 전형적 특징, 방만한 홍보 지출의 행태도 여실히 드러냈다. 
 
대우건설은 홍보분야 상무만 두 명을 두고 있는 기형적 형태를 갖고 있다. 또 최근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 향응성 행사로 거액을 물 쓰듯 써 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수사여부에 따른 단죄도 중요하지만, 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시급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 서종욱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 전원을 물갈이해서라도 책임을 규명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할 경우, 국책기관인 산업은행으로 지탄의 표적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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