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혜훈-이종구, '최순실 파동'에 앞서 국정감사에서 경제 위기 경고

▲ 유승민 의원(왼쪽)과 이혜훈 의원이 지난 4일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 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대통령 탄핵과 같이 3분의2 이상의 가결 정족수를 가진 사안은 여당 또는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정파를 초월해 합심해야만 나올 수 있는 숫자가 3분의2 이상이다. 대개, 여당 의원들조차 탄핵에 나설 정도면 야당의원들의 동참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대통령 탄핵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야당이 아니라 여당 내 동참하는 사람들이 된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 등장하는 주요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김무성, 유승민 의원과 황영철, 이혜훈 의원 등이다. 또 이종구 의원은 사태 초기 당내 논란 과정에서 친박 그룹에 대한 격렬한 적대심을 그대로 드러내 그동안 이미지와 엄청나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가장 먼저 탄핵 동참을 선언했지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4월 퇴진론으로 후퇴해 이번 탄핵에서 주도적 인물이 될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현재로서는 탄핵 동참 그룹의 ‘간판’으로 유승민 의원이 꼽히고 있다. 유 의원은 다만 자신의 지역구 기저의 정서를 감안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는 모습은 자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혜훈 의원은 미국 방문 일정이 탄핵 표결 시간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까지 공개하며 ‘탄핵 동참’ 입장을 천명했다. 특히 그는 일부 탄핵 동참 의원들이 의문의 협박을 받고 있다는 우려를 공개 표명했다.

유승민 이종구 이혜훈 의원은 ‘최순실 파동’이 터지기 전, 지난 10월의 국정감사에서부터 크게 주목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누리당 내 경제전문가들인 이들은 지금의 경제 상황이 ‘제2의 IMF 위기’와 같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의 존재감을 덮을 정도로 경제위기를 경고한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그룹으로 그대로 이어진 결과다.

세 사람은 모두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해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역풍으로 새누리당이 30여개 의석을 상실하며 제2당으로 물러났던 선거다.

올해 총선에서 ‘진박감별사’를 자처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최소한 중앙정치에서는 더욱 설 자리를 찾기 힘들게 됐다. 그는 부총리 재임 중 7번이나 금리를 내려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부추긴 것으로도 비판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원수의 탄핵은 불확실성을 증폭시키지만, 이번 탄핵에서는 오히려 부결될 때의 불확실성이 더 크게 지적됐다.

만약 한국 경제가 ‘제2의 IMF’를 걱정할 정도로 엄중한 상황이 아니고 순조로운 성장을 하고 있었다면 ‘최순실 파동’의 파괴력이 대통령 탄핵까지 초래했을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거기다 국정의 기조는 더욱 이해하기 힘든 난맥을 거듭했다. 현재는 현직 국무총리와 총리 지명자, 현직 경제부총리와 후보자가 모두 공존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 온갖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국정의 컨트롤 타워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이번 탄핵의 정당성이 더욱 확보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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