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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신사임당'만 난처하다
'5만원권 신사임당'만 난처하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9.04.12 1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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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국가적 공감대만을 생각하며 화폐인물을 논의한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2007년 고액권이 제작될 때, 신사임당에게 어느 지폐에 들어가고 싶으신지를 물어봤다면?

대답은 율곡 선생이 있는 5000원권 뒷면이었을 거라고 본다.

신사임당이 율곡과 어떤 모자지간이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만약 우리엄마 같은 분이었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때의 고액권 발행은 우리민족사 최초의 멋쟁이 여성이신 이 분을 참 난처하게 만들었다.

한국은행의 사전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이 선정한 유력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었는데도, 오히려 여성계 일각의 반대의견을 접해야 했다. 그 시대 여성상에 복종한 분이라는 이유에서다.

오늘날 최고액권 인물이 된 것도 본의 아니게 신사임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 5만원권에 등장하는 신사임당 초상화. 지폐 사진을 다루는 것은 조심스럽기 때문에 초상화부분만 소개한다. /사진=뉴시스.

원래 정부는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백범 김구 임시정부 주석을 등장인물로 하는 10만원권을 5만원권과 함께 발행할 예정이었다.

이 결정이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번복됐다. 10만원권 뒷면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없다는 표면적 이유로 10만원권 발행이 보류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백범의 등장이라는 분석이 절대적이었다. 조선시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까지 오늘날의 반일감정을 적용시킬 정도로 애국자인척 하는 사람들이 정작 가장 치열하고 실질적 독립투쟁을 벌인 위인을 밀어냈다.

원래 국민들의 절대적 존경을 받았던 백범과 임시정부가 정치논란의 대상이 된 게 이때부터다. 당시정부는 임시정부에 ‘선전포고’를 했던 것이다. 이는 압도적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국회의석도 3분의2 가깝게 차지했던 이명박 정권의 지지층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첫 번째 계기이기도 하다.

이런 정부 때문에 신사임당은 마치 백범을 밀어낸 인물이란 인상도 얻게 됐다.

더욱이 고액권의 부작용을 거론할 때마다 대명사가 되기도 한다.

세계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한국 경제는 중국 경제 호황과 함께 엄청난 경상수지 흑자 효과를 누렸다.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기세등등하게 팔렸다.

마치 미국의 양적완화를 한국도 하듯, 외화가 밀려들어왔다. 그런데 이 돈이 전부 어디로 가버렸냐는 지적이 무성하다.

일부에서는 부자들이 마침 5만원권이 발행되니 금고를 사들여 여기다 현금을 모았다고 주장한다. 은행의 대여금고에도 5만원권이 가득할 것이란 얘기가 있다.

은행에서 창구직원에게 돈을 맡기면 이자가 붙는다. 그러나 몇 걸음을 옮겨 같은 은행의 대여금고에 현금을 넣어두면 은행은 이를 알지도 못한다. 이자가 붙을 리도 없다. 부자들은 낮은 이자에 아무 관심없다. 저금리 추세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이자는 푼돈일 뿐이다. 그보다 세금추적을 피하는 것이 더 막대한 이득이다.

이런 모든 논란에 ‘신사임당’이 등장한다. 어쩌면 백범이 짊어졌을 짐을 대신 떠맡은 건지도 모른다.

기자는 20년 가까이 고액권 발행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00년 무렵 고액권이 거론될 때부터, 신용카드와 전자화폐 등 고액 결제수단이 따로 있는데 뭣 때문에 19세기 발상에 젖어 있나를 지적했다.

유로가 정책적으로 500유로(64만원) 지폐까지 발행하지만, 미국의 100달러(11만원)와 함께 이들 지역의 고액권은 한국의 5만원권과 사용행태가 상당히 다르다.

있다는 사실만 알고 본 적이 별로 없는 지폐들이다. 이와 달리 5만원권은 그날 지갑에 한 장도 없으면 한국인들에게 심각한 빈곤감을 가져온다.

기자는 고액권 지폐발행을 비판하기 위해 사마천 사기의 평준서도 수도 없이 인용했다.

특히, 고액권 발행이 한국 사회 특징 가운데 하나인 경조비의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2008년 무렵, 때에 따라 3만원 봉투를 내던 사람들은 지금 현재 얼마의 경조비를 지출하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점심값은 어느새 하한선이 6000원으로 올라섰다. 이는 국민들이 조만간 점심값 1만원시대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했다는 표시다. 5000원하던 점심이 1만원으로 올라설 때까지 과연 소득이 두 배가 됐는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다고 이미 발행된 5만원권을 다시 없애기는 어렵다. 하지만 보류된 10만원권은 과연 발행을 해야 되나.

기자는 꽤 오랫동안 갖고 있는 생각을 지금 대단히 조심스럽게 피력한다.


당초의 고액권 인물은 누구였나

5만원권의 등장인물을 당초 정부가 고액권 발행 때 정했던 방침대로 백범으로 교체하고, 신사임당은 화폐 등장인물 재조정에 따라 최적의 자리를 찾아드리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피력한다는 얘기는 만약 이런 결정이 이뤄지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한 다음으로 하자는 것을 포함한다. 기왕이면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이런 제안을 하고 입법을 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이 방법의 경제적 효과는 우선, 더 큰 고액권 발행 포기를 분명히 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다. 가뜩이나 ‘검은 돈’ 논란이 무성한데 10만원권까지 나오면 정말 통제가 어려울 것이다.

정치사회적으로는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 예전의 정부가 백범과 임시정부까지 쓸데없이 정파논쟁에 끌고 들어온 여파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일부 정치인이 임시정부를 멀리 하려는 행태가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정치적으로 전혀 납득안가는 건 아니다. 프랑스의 잔다르크 현상과 비슷하다.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하도 잔다르크를 내세우다보니, 요즘의 프랑스 국민들에게 잔다르크는 역사의 위인보다 국민전선 상징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자유한국당은 이 문제에서 한나라당 시절의 자업자득인 면이 있다. 임시정부를 정파논쟁의 대상으로 만든 건 2008년의 한나라당이다. 건국절 논란도 이때 시작됐다. 이 모든 건 1960년 4월19일 하루 동안 무고한 국민 200명을 학살한 사람을 존경의 대상으로 포장하려는 의도 때문으로 지적된다. 그 사람을 존경하려면, 당사자에 대한 얘기만 펼치면 된다. 다른 사람이 더 높이 존경받는 걸 방해한다고 그 사람이 존경받는 것이 아니다.

자업자득의 해법은 결자해지다. 지금부터 백범과 임시정부를 매개로 걸어오는 상대정파의 공세에는 일체 맞서지 말고, 오히려 한걸음 더 앞장서 호응하는 것이다. 몇 번 그러고 나면 더 이상 이게 정치공세 수단이 되지 못한다. 그러면 국민들 사이에 불필요한 논쟁도 사라진다.

국권을 상실했을 때, 유일하게 실질적인 무장투쟁을 벌인 위인들이 지폐에 못 들어가는 이런 나라는 없다.
 

▲ 조폐공사가 2011년 제작한 이봉창 의사 메달.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최초로 실체를 드러낸 계기는 1932년 이봉창 의사의 일본임금 암살 시도다. 그의 미완의 거사는 같은 해 윤봉길 의사의 성공적 거사보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조선이 일본과 함께 세계를 침략하는 전범국가가 아니라, 제국주의에 당시 사실상 유일하게 맞선 살아있는 국가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우선 중국의 장제스 총통이 임시정부를 주목했다. 그가 1943년 카이로 회담에서 한국의 독립을 중국의 류큐(오키나와) 영유권보다 힘써 주장하는 시초가 됐다. 하지만 일왕 암살시도로 인해 임시정부는 본격적인 탄압을 받게 됐다. 1937년 중일전쟁 이전에는 중국 역시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의식해야 했다. 임시정부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암묵적 형태로 바뀌었다고 백범 김구선생은 백범일지에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5만원권 도안 변경에 또 다른 실용적 이유도 있다. 지금도 5만원권은 5000원권과 너무 비슷하다. 택시처럼 어두운 곳에서 요금을 낼 때, 실수하기 딱 좋다.

택시기사가 내게 거스름돈으로 5000원을 줬는데 받고 보니 5만원권이었다. 급히 기사에게 돌려줬더니 대단히 고마워했다. 그 기사는 이날 하루 완전히 일을 망칠 뻔했다.

택시가 떠나고나니, 나는 이런 실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지금 한국침략을 시작한 메이지시대의 주역들로 화폐인물들을 바꾸고 있다.

여기에 대해, 한국도 화폐인물을 다시 정하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후보를 이순신 장군이나 유관순 등으로만 생각한다. 애써서 백범은 피하려고 노력하는 인상이다. 지난 10여년, 불순한 정치가 끼어든 결과로 생겨난 버릇이다. 어떻든 현실이 이러니 완전히 이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런 사람들까지 모두, 침략을 물리친 국가가 당연히 내려야 할 결정에 아무 거부감 없이 합의를 하려면 좀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할 필요는 있다. 나라의 가장 큰 어른을 정하는 일은 오로지 공감대로 하는 것이지, 대결을 앞세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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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2019-04-14 23:06:20
초이스경제가 아니라 좌이스경제인가. 경제지인줄 알았더니 감성팔이 정치성기사를 쓰고있네. 독자들을 훈계할셈인가. 이런 정치편향성기사를 읽는건 매우 불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