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전 의원은 지난 19일 초이스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더 이상의 장기집권을 포기한 채 옷을 벗었지만 아직도 그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슨 뜻일까. 이유인즉 간단했다. 비록 라 회장이 퇴진했다지만 아직도 뒤에서 신한금융지주를 조종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아직도 이런 금융귀족들 때문에 금융개혁이 미완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각 대선후보 진영에서도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금융개혁을 공약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 전의원은 “2년전 왜 그렇게 라응찬 회장 실명제 조사 관철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는지”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답변했다.
 
그는 이전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의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비자금의혹을 파헤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때마다 라응찬 회장의 이름이 등장하더라는 것이다. 그런 라회장이 이명박 정부들어 또다시 연임하겠다고 해 그냥 눈뜨고 바라만 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주 의원은 당시 라회장 실명제 조사 추진과 관련해 방해세력이 많았는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주저없이 그렇다고 했다. 2010년과 2011년 국정감사 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얘기했기 때문에 그 때 속기록을 찾아보라는 주문까지 했다.
 
주 의원이 답변한 내용을 요약하면 대강 이렇다. 신한금융지주가 회장 하나 갈아치웠다고 해서 환골탈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라 전회장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한 개혁은 요원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이는 한동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서도 따져볼 건 따져봐야 한다는 뜻으로도 비쳐진다.
 
2년전 신한금융지주는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한 실명제 조사를 전후해 신한사태라는 국내 금융사상 전대미문의 큰 일을 겪어야 했다.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신한금융그룹 최고위층 3인방이 연루된 횡령, 배임 폭로전이 그것이다. 
 
그들은 지금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무려 2년째다. 그런데 이들의 공방도 이제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오는 10월 마지막 공방을 거쳐 11월이면 검찰 구형과 법원 판결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가 승소하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승자에겐 상처뿐인 영광이 될 것이고 패자에겐 더욱 비참한 판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법정 판결 뒤엔 가혹한 금융개혁요구가 다시 한 번 몰아칠 전망이다. 대선 정국 아닌가.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후보들 아닌가. 제정신을 차린 대선 후보들이라면 신한금융지주의 현 경영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제대로 된 검증을 하려 들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커 보인다. 가뜩이나 장기집권 끝에 추악한 싸움판이 되었던 신한금융지주에 대해서 만큼은 가혹하게 현 경영진이 전 경영진과 완전히 단절되었는가를 다시 한 번 물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신한에 대한 비호세력이 완전히 제거된 새 정부에서 말이다. 필요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일이 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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