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앞선 만필에서 몇 차례 춘추시대 최대 전쟁터인 성복 전투를 언급했다. 승자인 진나라가 동맹군을 제외한 자체적으로 동원한 병력이 전차 700승에 5만 병력이다. 거의 주나라 전성기 천자만이 보유할 수 있는 군사력이다. 그러나 이 전쟁의 더 큰 의미는 이후 300년의 정치질서를 확정했다는 점에 있다.그런데 진(晉), 초 양군이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기원전 632년 성복전투의 승리를 통해 패자(霸者)로 부상한 진(晉)나라의 가장 큰 일은 패업의 유지였다.패자의 주된 임무는 대륙의 평화를 뒤흔드는 세력에 대해 주나라 왕실을 대신해서 응징을 가하는 것이다. 주 천자의 왕명을 내세워 동맹군을 불러 모으지만 동맹국들을 불러 모은 힘은 사실 주나라 천자가 아닌 진나라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올해 어버이날에는 잔혹동시라는 것이 등장해서 한차례 논란을 일으켰다.이런저런 소식을 모아보니 어린 아이가 쓴 것은 맞는 것 같고, 시는 시일 뿐 아이는 이걸 현실과 구분 안하는 어른들이 더 무섭다는 반응을 보인 듯하다.영화 ‘펄프 픽션’이 유명해진 1990년대부터 엽기라는 소재가 문화 각 방면에 자리 잡고 있는 추세는 분명하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4대 성인의 하나인 공자가 성인으로 숭상한 인물이 주나라 주공 희단이다.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천자가 된 주나라 무왕의 동생이다.주공의 업적은 주나라의 대륙지배 청사진을 마련한 것 뿐 만이 아니다. 무왕이 죽은 후 무왕의 어린 아들이자 자신의 조카인 성왕을 섭정으로서 일체 사심을 품지 않고 정성껏 보필한 것이다.하도 오래 전이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임금이 정승 판서를 마음대로 바꿔도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세자다. 첫째, 저 못난 자식 그나마 세자에서 쫓아내면 온 세상이 하이에나처럼 덤벼들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절대 권력을 갖고 있는 임금이다. 이런 막강한 힘으로 세자를 세자답게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임금이 태자나 세자와 같은 저군(儲
[초이스경제 장경순의 만필세상] 원로 연기자 신구는 영화 ‘반칙왕’에서 파리채 하나로 아주 막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의 대전환점, 송강호가 마스크를 쓰고 숨겨진 정체성을 찾는 순간이다. 아버지 신구에게 새로운 결의를 다짐하는 엄숙해 마땅할 자리였다. 그러나 프로레슬링 마스크를 쓴 아들을 보자마자 신구 노인은 “임마 언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남북전쟁의 영웅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서거한지 11년이 지난 1876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다.11월 7일,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선거에만 집중된 이 날을 엄청난 범죄의 결행일로 잡은 사람들이 있었다. 링컨 대통령의 시신을 훔치려고 했던 것이다. 링컨은 그냥 여러 명 있는 전임 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프로야구에서는 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를 ‘저니 맨’이라고 한다. 에이스나 간판 슬러거는 아니지만 팀 전력의 균형을 맞춰줄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다. 언제나 필요로 하는 팀이 있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 떠돌이 신세가 된다.요즘 한국야구에는 팬도 ‘저니 팬’이 있다. 평생 한 팀만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마음에 드는 팀을 바꾸는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사회 지도층 인사라는 자들이 한심한 짓거리를 저지를 때마다 간절하게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다.돈 까밀로 신부와 주세뻬 뻬뽀네 읍장이다. 두 사람은 1950년대 이탈리아 작가 죠반니노 과레스키 소설의 등장인물이다. 논픽션의 인물이지만 인간 본성이 원래 이렇게 훈훈하다라는 공감을 던져준다. 소설의 돈 까밀로가 실제 있었던 인물을 옮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이천서씨의 시조인 서신일은 신라말 고려초의 인물이다. 어느 날 그의 집에 사냥꾼의 화살을 맞은 사슴이 뛰어들었다. 화살을 뽑아내고 사슴을 숨겨주자 사냥꾼이 이를 알지 못하고 지나갔다.야생동물이 이와 같은 상처를 입으면 잡히지 않더라도 살아남기 힘든 법인데 이 사슴은 예사롭지 않은 존재였던 모양이다. 서신일의 도움으로 살아나게 됐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명나라 신종 만력제는 48년을 재위했다. 명나라에서는 가장 오래 다스린 임금이다.임금이 오래 재위하면 대개 통치가 안정되고 국력이 강해지지만 그는 예외였다. 정사는 등한히 하고 재물은 엄청나게 밝힌 혼군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명나라가 망한 것은 만력제부터 시작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하지만 그가 딱 하나 매우 성실하게 정무에 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만약 지금의 한국 국민들이 1636년 조선시대의 임금이나 대신으로 태어났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9년 전 청나라와 맺은 화친을 완전 무시하고 전쟁을 감수하느냐 아니면 청이 새롭게 요구해 온 대로 조선이 앞장서서 청나라 왕을 황제로 추대하고 이제 형제의 의가 아닌 군신의 예로 받들어 모시느냐다.전자는 실제로 인조의 조선 조정이 선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조조는 역사적 평가에서 가장 불운한 인물이다. 당시 백성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정치가로서 조조는 혼란의 시대를 바로잡은 영웅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전히 조조라고 하면 호감보다는 반감이 앞선다.악한 인물이 악평을 받는 건 억울할 것이 없다. 그렇다면 조조는 악한 인물인가. 서기 195년 당시 낙양 일대 무정부 상태에서 고통 받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부모가 봤을 때, 자식은 하는 일마다 마땅치 않고 불안불안하기 그지없다고 한다. 공자의 문하생 가운데 효의 상징으로 이름을 떨친 증삼(曾參), 곧 증자(曾子)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어느 날 증삼을 데리고 밭일을 나갔다. 증삼의 일하는 모습이 못마땅한 나머지 화가 솟구쳐 들고 있던 농기구로 아들을 두들겨 패고 말았다. 매질이 상당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타이거마스크 매직 쇼’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면 이리저리 돌아가던 채널이 머무르게 된다. 거기 나오는 도우미 때문이다.이 프로그램을 검색해보면 연관검색어로 ‘타이거마스크 매직 쇼 미녀’가 뜬다. 한국 뿐만 아니다. 구글이나 야후에서 이 프로그램의 원제목으로 검색해도 ‘Breaking the Magician’s Code Assis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스테파니 맥맨은 자산규모 1억 달러가 넘는 굴지의 미국 재벌 3세다. 아버지 빈스 맥맨이 CEO를 맡고 있는 이 회사에서 그녀의 직책은 CBO(Chief Brand Officer)다.위키백과에 따르면 맥맨 가문은 이 회사 지분의 70%를 가지고 있고 의사 결정권은 96%에 달한다. 스테파니는 말 그대로 절대 지배가문의 금지옥엽 따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1398년 윤 5월 11일, 조선의 간관들은 태조 이성계에게 “토목 공사를 빨리 그만두고 여인과 환관의 관직을 제거할 것이며, 이른 아침에 일어나서 정사를 들으시라”는 상소를 올렸다. 지중추원사 이지는 “전하께서 대신을 접견하는 날이 적은 까닭으로 경륜의 말이 위에 통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임금이 물리칠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기자는 표준어를 써야하니 국민학교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하지만 1970년대 우리 어린 시절을 얘기하는데 초등학교라고 하면 그것도 느낌이 와 닿지 않는다. 그래서 옛날 얘기할 때는 그냥 국민학교라는 옛날 말을 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어릴 때 노인들은 왜 ‘소학교’라는 말을 썼을까 이해된다.2학년 어느 토요일 종례시간에 갑자기 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압둘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90세로 서거하자 그의 이복동생 살만왕자가 왕위를 이었다. 살만 새 국왕도 79세의 노인이다. 살만 국왕의 뒤를 이을 왕세제는 이미 고 압둘라 국왕이 임명했는데 이들 형제의 막내 무크린 왕자다. 무크린 왕세제의 나이는 언론마다 다소 차이 나게 전하고 있는데 69~70세다.앞으로 살만 국왕의 뒤를 이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조자룡이 유비 아들 아두를 품에 안고 조조의 백만대군 진영을 무인지경처럼 돌파해 나가는 모습을 조조는 산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조조는 예전에 유비 휘하 또 다른 장수 관우를 끝내 자기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지금 직접 목격하는 조자룡의 놀라운 무예에 다시 한 번 사람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요미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