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2014년의 사극 ‘정도전’은 1996년 드라마 ‘용의 눈물’ 시즌2라고 할 만하다.둘 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개국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단, 작품의 무게감에서는 159회나 방영된 ‘용의 눈물’이 50회에 그친 ‘정도전’을 압도한다. 분량이 무게감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국이 근 3년을 쉽게 종영 못한 것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서울대학교 근처 낙성대는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 장군과 관계된 지명이다. 어느 날 별이 이곳에 떨어지더니 장군이 태어났다 해서 생긴 이름이다.성종 때 과거에 급제한 그가 어느 날 한양의 판관으로 부임했다. 한양은 지금의 서울이고 판관은 부시장 정도에 해당한 듯하다. 고향으로 금의환향한 것 같지만 이건 지금 사람들 기준으로 하는 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인을 뜻하는 4자 성어 경국지색(傾國之色)은 어감이 별로 좋은 단어가 아니다. 여자가 너무 예뻐서 나라를 망칠 정도라는 뜻이다.현대인들로서는 약간의 의문도 가질 수 있다. 대개 남녀 간 폭풍 같은 열정은 짧고 굵게 지나가기 마련인데, 어떻게 나라를 망칠 정도로 수 십 년간 지속될 수 있을까. 평생 연예를 못 해본 사람은 그게 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 일행이 백악관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찾아갔다. 킹 목사가 민권운동을 위한 영웅적인 20만 행진을 하기 직전이다.케네디 대통령은 개인적으론 킹 목사에게 호감을 가졌지만 대통령으로서 입장은 또 별개였다. 대통령은 목사에게 산책을 제안해 둘 만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케네디 대통령은 킹 목사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1만원권의 제조원가는 2007년 71원이었고 지금도 100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5만원권은 100원을 조금 넘는다고 한다. 물질적 가치로는 100원에 불과한 종이 한 장이 현대 통화정책의 힘을 빌려 5만원의 힘을 내고 있는 것이다.오늘날과 같은 화폐금융이론, 통화정책, 조폐 기술이 없었던 고대에는 동전의 물질적 가치 자체가 그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삼국지 조조는 헌제로부터 왕위를 받아 업(鄴)에 왕부를 설치했다. 이 곳은 전국시대 위(魏)나라 지역이다. 그래서 조조의 칭호가 위왕이 된 것이다.업은 인류 4대문명을 일으킨 강 중의 하나인 황하의 유역이다. 치수(治水)가 통치에서 절대 요소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범람하는 황하는 무수한 관리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기도 했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요즘 흔히 문고리 권력이란 말을 많이 한다. 정책을 책임지는 관료들이 아니라 최고 권력자의 시중을 드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권력을 누린다는 지적이다. 최고 권력자의 인사접견권이나 정보 접근에 영향을 줘서 사실은 자신들의 이해를 도모한다는 얘기다.회사에서 부장 과장들이 담당 임원의 비서와 친해서 득을 봤다는 것도 문고리 권력의 작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1997년 11월 21일, 나한테 심각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다.미국에서 두 번째 유학중일 때다. 착실하게 공부하던 첫 번째 유학 때와는 사람 자체가 달라져 있었다. 마침 인터넷이란 것도 배워서 손이 가는 건 자꾸 한국 뉴스고 월요일까지 내야 하는 2주일 단위 숙제는 털끝도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내가 정말 애착을 가지고 서 있을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비장한 원정군의 출정식에 진나라 왕과 원정 사령관 왕전이 나란히 섰다.공격 목표는 초나라. 지금까지 싸웠던 한 위 조와는 차원이 다른 강대국이다. 초나라를 무너뜨리면 중국 통일의 90%를 이룩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 막강한 상대다.천하의 최정예 진나라 군대지만 상황이 별로 좋지는 못했다. 이신이라는 젊은 장수가 초나라 정벌에 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영조가 사도세자를 죽인 일은 한국의 왕조사 최대의 참사지만 다른 나라의 역사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일은 아니다.임금의 권력이 지닌 속성은 참으로 살벌해서, 때로는 부모자식의 천륜을 내팽개치게 만드는 일이 발생한다. 권력의 주변인들이 달라붙어 아비와 자식의 정리마저 온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특히 임금이 예사롭지 않게 장수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공자(孔子)는 관중(管仲)을 좋아하지 않았다. 관중은 관포지교로 유명한 바로 그 인물이다. 제나라 환공을 도와 춘추시대 5패의 첫 번째로 군림하도록 이끌어준 명재상이다. 강한 국력을 앞세운 패도(覇道)의 인물이니 덕으로 천하를 포용하는 유학의 왕도(王道)와는 반대 이념이 된다.그러나 공자가 딱 한 가지 관중을 매우 존경하는 점이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마침내 야구 팬들의 간절한 소망대로 김성근 감독이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프로야구에 돌아왔다. 유능한 감독이 돌아온데 대해 한화 팬이 아닌 사람들까지 환영하고 있는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다.앞으로 나의 팀을 무자비하게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대 팀 감독을 환영하는 ‘김성근 신드롬’에는 야구나 스포츠 차원을 넘어선 한국 사회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왕위계승 1순위자로 장구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2년 전에 이런 말을 했다.“내가 각별히 조심하지 않으면 나의 시간은 사라지고 말지도 모른다.”듣기에 따라 “우리 어머니 왜 여태 안 돌아가시냐”는 패륜의 소리가 될 수도 있다. 만약 한국이나 중국 왕조의 태자 또는 세자였다면 그는 바로 모반죄로 폐세자 및 극형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2006년 서울 명동에 있는 서울외국환중개에 취재를 갔었다. 이때 기관장은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지낸 이승일 사장이었다.그는 평생직장이었던 한국은행에서 ‘음지’의 업무만 맡았던 사람이다. 통화정책이나 조사업무, 국제금융 등 한은의 핵심이거나 각광받는 분야와는 거리가 먼 일들만 맡았다. 한은 내 그의 이력서는 대부분 총무, 인사 분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아랍의 영웅으로 유명한 살라딘은 십자군 국가의 왕 노릇을 하던 루시안을 포로로 잡았다.루시안은 선왕인 볼드윈 4세처럼 용맹하지도 못하면서 무분별한 분쟁을 일으키다 잡힌 처지니 살라딘의 자비를 바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살라딘은 그에게 “훌륭한 왕 밑에서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뭐했나. 왕은 왕을 죽이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고려대생을 시작으로 일부 대학에서 중앙일보의 대학 평가를 거부하겠다는 뉴스가 있었다.이렇게 나선 학생들에 대해서 먼저 이의를 제기한다. 주로 그동안의 세칭 명문대생들이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는 평가를 거부하겠다는 건데, 이들 학교는 중앙일보 평가가 시작되기 수 십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대학 서열의 상위 학교들이다. 대학 서열화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이번 아시안게임이 어떻게 개막식부터 좀 뒤숭숭하게 시작을 했는데, 26년 전 88올림픽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개막식 논란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이 기대했던 것은 주최국으로서 아시안 커뮤니티 전체에 감동을 줬으면 하는 것이었다.최근 뉴스에서 88올림픽을 생각나게 하는 또 하나가 있다. 삼성동 한전 부지다. 현대자동차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열국지를 삼국지하고 비슷해 보여서 읽어보기로 했다가는 5분의 1을 읽기도 전에 손에서 내려놓게 마련이다.지겨워서다. 이건 무슨 반란 일으키는 매뉴얼이냐라는 푸념이 나올 수도 있다. 패악무도해서 쫓겨난 임금도 있지만, 변방 근무 교대 날짜를 안 지켜줬다고 화가 나서 임금을 시해한 군인들도 있다. (춘추5패의 첫 번째 제환공의 아버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드라마 NCIS가 오랜 세월 최고 인기를 누리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중년의 카리스마 깁스 반장은 말할 것도 없고 엽기적인 수다 검시관 더키 박사, 신뢰감과는 완전 담을 쌓은 듯해도 필요할 때 ‘넘버2’의 내공을 입증하는 토니, 영원한 프로비 맥기, 여기다 더키 박사와 알게 모르게 4차원의 영역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편집장] 고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두 아들의 결혼식을 한은 직원들에게 조차 비밀에 붙인 일을 얘기할 때 조심스러운 점이 하나 있다.행여 이분이 청렴하고 몸가짐에 철저했던 것으로만 평가될까 하는 우려다. 인품은 훌륭했는데 정책당국자로서, 통화정책의 최고 수장으로서 평가는 전혀 별개였던 그런 분이라면, 전철환 총재 이후 후임자 세 명이 모